“그 어린 것이 무엇을 안다고” 여덟살배기 여자애가 트럭에 치여 숨질 뻔한 동생을 살려내고 대신 숨졌다는 뉴스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눈물을 흘렸다. 지난 18일 사고를 당한 郭修軟양(8·서울 등양초등1년)은 동네 상가에서 동생 在恩양(4)과 떡볶이를 사먹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깡충거리며 앞서 걷던 동생이 후진하던 1t트럭 뒷부분에 치여 넘어졌다.수연이는 급히 달려가 동생을 밀쳐냈지만 자신은 트럭 뒷바퀴에 깔리고 말았다.병원으로 옮겨진 수연이는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하늘나라로 간 여덟살 천사’의 사연이 전해지자 수많은 사람들이 내 일처럼 안타까워했다. 담임 元容珍교사(40·여)는 “수연이는 제 또래에 비해 어른스러워 같은 반 친구도 동생처럼 돌봐주곤 했다”며 울먹였다. 한 30대 주부는 “자식 둔 부모의 마음은 다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하루종일 우울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한토막 슬픈 얘기가 이처럼 애절하게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의 가족관계가 너무나 메마르고 삭막한 때문이 아닐까. 착한 수연이의 짧은 삶은 우리에게 가족이란,사랑이란 무엇인가 하는 데 대한 반성의 계기를 제공했다.IMF 한파 이후 실직자가 늘고 소득이 줄면서 ‘가족붕괴’ 현상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당연해야할 부모 자식간,형제 자매간의 끈끈한 사랑이 곳곳에서 무너지는소리가 들린다.남편이 아내를,자식이 부모를 폭행하는 가정폭력범죄도 늘고있다.보험금을 노리고 자식의 몸에 위해를 가한 사건도 있었다.며칠 전에는술에 취해 늦게 들어왔다가 아버지에게 뺨을 맞은 여고생이 112에 신고를 하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한겨울의 추위에,주변 환경에,슬프고 애틋한 사연에 황량한 가슴이 시려온다.어려운 때일수록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은 든든한 힘이 된다.하늘나라로간여덟살난 꼬마가 남긴 마지막 교훈도 이것이 아닐까.
1999-01-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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