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과 고용승계(사설)

재벌개혁과 고용승계(사설)

입력 1998-12-11 00:00
수정 1998-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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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재벌그룹의 구조조정계획이 구체화된 후 노동계가 고용승계 보장을 위한 총력투쟁을 결의하고 나와 한동안 소강상태에 있던 노사간의 대립심화가 우려된다. 5대그룹의 구조조정이 강도높게 추진될 경우 이들 그룹의 비주력 계열사 종업원 17만명 가운데 5만 여명이 실직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주력업종으로 선정된 계열사 및 그 협력업체들의 구조조정에 따른 인원감축까지 더하면 실직하는 인력은 모두 10만명을 웃돌 것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양대 노동단체도 구조조정이 대량해고 사태로 이어지면 총력투쟁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대구 삼성 상용자동차 근로자들은 15일까지 5일간 파업을 결정하는가 하면 4일째 조업을 거부해 온 삼성자동차 부산공장 근로자들은 서울본사에까지 올라와 집회를 갖기도 했다. 더욱이 대구·부산지역의 사회단체,지자체,지방의회까지 지역경제 희생과 대량실업 발생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밝히고 있어 대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당 대기업이나 노동계는 고용승계문제를 당면한 국난극복과 경제회생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하기를 촉구한다. 5대그룹의 이번 구조조정은 우리 경제의 해묵은 숙제인 선단식 재벌경영체제를 사실상 해체하는 것으로 결코 후퇴할 수 없는 일이며 어느 정도의 실업은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은 사업교환,매각,인수합병,청산 등을 진행하면서도 정리해고는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물론 감량경영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고용유지를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사회안정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실직자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노동계와 해당 근로자들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포기하면 구조조정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점을 인식,극한적인 고용승계투쟁은 최대한 자제해줄 것을 당부한다. 완전 고용승계를 내세워 파업,농성,가두집회 등의 총력투쟁을 펼 경우 전국민이 갈망하는 경제회생의 길은 그만큼 멀어진다는 사실을 냉철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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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관계당국은 5대그룹 구조조정이 대량실업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운용 가능한 정책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실업대책을 재점검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전문직 출신 실업자를 위해 창업자금지원을 확대한다든지 기업이 자체 해고자에 대해 직업훈련을 할 경우 세제·금융상 혜택을 주는 방법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1998-12-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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