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증자참여 싸고 韓銀 독립성 시험대 올라

외환은행 증자참여 싸고 韓銀 독립성 시험대 올라

박은호 기자 기자
입력 1998-11-14 00:00
수정 1998-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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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라고 말할 수 있는 중앙은행?/금감위·재경부서 추가출자 파상공세/“법적 불가” 실무진 반발분위기 고조/‘대결’ 피하며 의지관철… 묘수찾기 고심

한국은행의 독립성이 다시 실험대에 올랐다. 외환은행 증자 참여 여부가 어떤 식으로 결정나느냐에 달렸다. 석달전 통화량 확대를 둘러싸고 재정경제부와 마찰을 빚었을 때는 ‘제목소리’를 내 ‘달라졌다’는 평을 받았던 한은이 이번에도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지 주목된다.

●외풍(外風)이 거세다

정부는 오래 전부터 한은의 추가 출자를 기정사실화한 뒤 파상공세를 펴 왔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 9월11일 한은의 증자참여를 첫 공식거론했다. 李憲宰 위원장은 지난 1일 금감위 국감에서도 “한은 등 대주주의 추가 출자로 문제를 풀어갈 것”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재경부도 한은을 다그치고 있다. 지난 5일 법제처 유권해석을 받아 주겠다던 당초 약속을 어기고 “문제없다”는 자체결정만을 통보한 뒤 여러 경로를 통해 단안을 내리라는 주문을 내고 있다.

●한은의 입장

정부 방침을 무작정따를 것 같지는 않다. 全哲煥 총재를 비롯,금융통화위원 상당수가 “한은법상 곤란하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무진도 반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하지만 부담이 적지않은 게 사실이다. 지난 주 재경부에 올려보낸 예산안도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올해 수준에서 동결’로 안을 짜 보냈다. 내년 공무원 인건비가 기본급 대비 10% 삭감되는 점을 감안하면 재경부의 눈치를 볼수밖에 없는 처지다. 가급적 칼자루를 쥔 쪽과의 불협화음은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묘책 찾기에 부심하는 한은

실무진에서는 3∼4가지 안을 마련해 금통위원들에게 전달한 상태다. 그 중에는 차제에 법적 문제를 명확히 하자는 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 폐지에 관한 법률에 ‘한은이 증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명시적 조항만 넣으면 걸림돌이 없어진다”며 “지금 개정작업에 나서더라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朴恩鎬 unopark@daehanmaeil.com>
1998-11-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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