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문을 열어라­金秉柱 교수 인터뷰

은행문을 열어라­金秉柱 교수 인터뷰

입력 1998-10-26 00:00
수정 1998-10-2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돈이 금융권 안에서만 공회전/기업신용 정부가 만들어 줘야”/신용보증기금 출연 앞당기고 액수도 늘리길/본원통화 확대 여지… 안정만 추구해선 안돼

“막힌 돈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업의 신용을 창출해 주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합니다”

서강대 金秉柱 교수(59·경제학과)는 “한국은행도 통화안정이라는 전통적인 가치만 추구하지 말고 통화를 신축적으로 운용해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돈의 흐름이 비정상적이다. 왜 그렇다고 보는지.

▲금융권에서만 돈이 ‘공(空)회전’하는 탓이다. 담보대출도 어렵고 신용대출은 더더욱 안된다. 은행쪽에서는 기업의 신용상태가 어떤지 파악할 수가 없다. 그동안 재무제표 기재나 회계감사 등이 워낙 엉터리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신성불가침한 생존의 법칙이 된 마당에 (신용대출이) 제대로 될 리 없다.

­방법이라면.

▲현 시점에서 비책(秘策)은 없다. 부동산 경기 부양 등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자는 주장도 있지만 그건 극약처방이다. 정부도 ‘화끈한’ 정책을 펴지 못하는 사정이 있다. 국제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구조조정이 늦어지면 다시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정부가 신용을 만들어 주는 것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신용보증기금 출연을 하루빨리 앞당겨야 한다.

­연내 재정에서 5,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인데.

▲그것만으로 충분할지 의문이다. 그동안 생긴 (보증기금의) 부실을 메우려면 신규로 보증할 여력은 거의 없다고 본다.

­한국은행의 역할에 대해서는.

▲풀려나간 본원통화가 20조원 안팎이다. 늘릴 여지는 있다. 인플레이션은 급격한 통화증발이 있을 때 걱정할 만한 상태가 된다. 경제파탄 상황에서는 전통적인 통화안정만 추구해서는 안된다.

­본원통화를 풀더라도 기업쪽으로 가지 않는 것이 문제 아닌가.

▲기업으로 돈이 전달되는 연결고리를 찾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뚜렷히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온갖 정책을 검증하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금융기관은 인원감축 등 자체 구조조정 중인데 완료시점을 앞당기고 대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은행의 중소기업 의무대출비율을 높이면 어떤가.

▲(한국은행이)과거에 시행한 적이 있다. 정책적으로는 하나의 방법이 될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은행이 대출을 늘린다는 보장이 없다.

­자금의 대기업 집중을 막기 위해 정부가 금융기관의 회사채 매입 잔고를 제한하려는데.

▲그렇다고 금융기관이 중소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사겠느냐. 오히려 자금흐름을 대기업쪽으로 가게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외국의 경우 대기업의 자금이 넉넉하기 때문에 하청업체의 자금흐름이 좋다.<朴恩鎬 기자 unopark@seoul.co.kr>
1998-10-26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결혼식 생략?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비용 문제 등으로 결혼식을 생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결혼식 굳이 안해도 된다.
2. 결혼식 꼭 해야 한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