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堯)임금이 어느날 마을을 지나는데 개 한 마리가 사납게 짖어댔다. 도척(盜척)의 개였다.
요임금은 인품이 뛰어났을 뿐 아니라 치적에 대한 후세 사가들의 칭송이 필설로 다할 수 없는 정도의 성군이다.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그의 인덕은 무변하여 마치 하늘이 만물을 길러줌과 같고, 그 슬기로움은 신명(神明)과 다를 바 없어 천지간에 모르는 것이 없고, 만민이 그의 성덕을 고루 입음이 흡사 초목이 태양을 향하여 우러러봄과 같고, 가문 날에 단비를 갈망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요임금은 한마디로 동양적 군주의 이상형으로 미화되고 찬미된 백세제왕(百世帝王)의 전범이다.
반면에 도척은 나날이 죄없는 사람을 죽여서 간을 회로 쳐서 먹는 등 난폭하기 짝이 없었고, 수천명의 도당을 이끌고 천하를 횡행하는 도적의 수괴였다. 중국역사에서 가장 흉악한 도적으로 친다.
○세금도적과 총격강도
도척의 개가 요임금을 향해 짖는 것을 척구폐요라 했다.개는 상대가 요라 하더라도 주인이 짖으라면 짖는 동물이다. 개에게는 성군의 덕보다 도적의고깃덩이가 더 값지다.
우리 사회에는 ‘도척의 충견’이 날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제의 충견(忠犬)이 되어 독립지사들을 사납게 물어뜯는 것을 시작으로,군사정권의 앞잡이가 되어 민주인사들을 짖어댄 번견(番犬)이 많았다.
일제의 충견과 군사독재의 번견들은 대부분 학벌과 학식이 출중한 지식인들이었다. 언론인도 적지않았다. 이들은 배운 학문의 가치와는 상관없이 주인의 고깃덩이를 좇아 애국자와 민주인사들을 물어뜯거나 짖어댔다. 이권과 촌지의 고깃덩이에 눈이 멀어 양심과 지성을 포기한 도척의 충견들은, 그러나 사회가 달라져도 바뀔 줄을 모른다.
국세청 불법선거자금 모금사건이 절도라면 판문점 북한군 총격요청사건은 강도다. 전자는 나라의 곳간을 훔치는 국절(國竊)이고, 후자는 나라를 강도질하려는 국도(國盜)이다.
이런 국절과 국도의 충견들에게 고깃덩이를 미끼로 던지는 도척의 무리가 존재하는가, 아니면 길들여진 ‘개버릇’그대로인가,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
오늘 개회되는 국회는 우선 이 문제부터 규명해야한다. 정치쟁점이 아닌 실체적 진실규명에 노력해야 한다.두사건은 정파의 이해문제 이전에 바로 우리 공동체의 존립과 관계되기 때문이다.국회는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면서 국정조사를 해서라도 진실을 밝히는 데 협력해야 한다.
그리하여 여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도척의 충견’과 ‘도척’을 국사범으로 처벌하고 야당 주장대로 고문조작이라면 ‘권력의 충견’노릇을 한 자들을 엄벌해야 한다. 진실과 국가기강 그리고 인권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언론의 진실보도를
국기를 뒤흔드는 사건이 정치문제화하면서 쟁점이 흐려지고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 매양 엄청난 사건들이 정치쟁점화로 흐지부지되면서 국법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번 사건을 보도·비판하는 일부 언론의 태도도 문제다.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보다 정파의 이해를 좇으려는 자세는 번견의 행동일 뿐이다. 지난해 모야당의원(당시)의 ‘명암사건’때의 보도태도와 이번 총격사건의 보도태도는 천양지차이다. 두 사건의 본질이 천양지간인데도 말이다. 우리 지식인과 언론인이 더이상‘도척의 충견’이 되어서는 안된다. 인간은 짐승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깃덩이나 얻어먹으면서 아무소리나 마구 하는 ‘도척의 충견’들은 본성을 찾아야 한다. 인간이 짐승노릇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주필 kimsu@seoul.co.kr>
요임금은 인품이 뛰어났을 뿐 아니라 치적에 대한 후세 사가들의 칭송이 필설로 다할 수 없는 정도의 성군이다.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그의 인덕은 무변하여 마치 하늘이 만물을 길러줌과 같고, 그 슬기로움은 신명(神明)과 다를 바 없어 천지간에 모르는 것이 없고, 만민이 그의 성덕을 고루 입음이 흡사 초목이 태양을 향하여 우러러봄과 같고, 가문 날에 단비를 갈망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요임금은 한마디로 동양적 군주의 이상형으로 미화되고 찬미된 백세제왕(百世帝王)의 전범이다.
반면에 도척은 나날이 죄없는 사람을 죽여서 간을 회로 쳐서 먹는 등 난폭하기 짝이 없었고, 수천명의 도당을 이끌고 천하를 횡행하는 도적의 수괴였다. 중국역사에서 가장 흉악한 도적으로 친다.
○세금도적과 총격강도
도척의 개가 요임금을 향해 짖는 것을 척구폐요라 했다.개는 상대가 요라 하더라도 주인이 짖으라면 짖는 동물이다. 개에게는 성군의 덕보다 도적의고깃덩이가 더 값지다.
우리 사회에는 ‘도척의 충견’이 날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제의 충견(忠犬)이 되어 독립지사들을 사납게 물어뜯는 것을 시작으로,군사정권의 앞잡이가 되어 민주인사들을 짖어댄 번견(番犬)이 많았다.
일제의 충견과 군사독재의 번견들은 대부분 학벌과 학식이 출중한 지식인들이었다. 언론인도 적지않았다. 이들은 배운 학문의 가치와는 상관없이 주인의 고깃덩이를 좇아 애국자와 민주인사들을 물어뜯거나 짖어댔다. 이권과 촌지의 고깃덩이에 눈이 멀어 양심과 지성을 포기한 도척의 충견들은, 그러나 사회가 달라져도 바뀔 줄을 모른다.
국세청 불법선거자금 모금사건이 절도라면 판문점 북한군 총격요청사건은 강도다. 전자는 나라의 곳간을 훔치는 국절(國竊)이고, 후자는 나라를 강도질하려는 국도(國盜)이다.
이런 국절과 국도의 충견들에게 고깃덩이를 미끼로 던지는 도척의 무리가 존재하는가, 아니면 길들여진 ‘개버릇’그대로인가,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
오늘 개회되는 국회는 우선 이 문제부터 규명해야한다. 정치쟁점이 아닌 실체적 진실규명에 노력해야 한다.두사건은 정파의 이해문제 이전에 바로 우리 공동체의 존립과 관계되기 때문이다.국회는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면서 국정조사를 해서라도 진실을 밝히는 데 협력해야 한다.
그리하여 여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도척의 충견’과 ‘도척’을 국사범으로 처벌하고 야당 주장대로 고문조작이라면 ‘권력의 충견’노릇을 한 자들을 엄벌해야 한다. 진실과 국가기강 그리고 인권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언론의 진실보도를
국기를 뒤흔드는 사건이 정치문제화하면서 쟁점이 흐려지고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 매양 엄청난 사건들이 정치쟁점화로 흐지부지되면서 국법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번 사건을 보도·비판하는 일부 언론의 태도도 문제다.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보다 정파의 이해를 좇으려는 자세는 번견의 행동일 뿐이다. 지난해 모야당의원(당시)의 ‘명암사건’때의 보도태도와 이번 총격사건의 보도태도는 천양지차이다. 두 사건의 본질이 천양지간인데도 말이다. 우리 지식인과 언론인이 더이상‘도척의 충견’이 되어서는 안된다. 인간은 짐승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깃덩이나 얻어먹으면서 아무소리나 마구 하는 ‘도척의 충견’들은 본성을 찾아야 한다. 인간이 짐승노릇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주필 kimsu@seoul.co.kr>
1998-10-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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