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족치료가 ‘단독비행혼자사는 즐거움’서 주장/일 몰두 새삶 개척 등 행복한 삶 추구/사회적 편견의 오류 지적·반증 제시
영화 ‘죽어야 사는 여자’에서 골디 혼이 연기한 ‘헬렌’은 중년기 독신여성으로 제일 친한 친구인 여배우가 자기 약혼자를 가로채자 기괴할 만큼 비만해지고 완전히 정신이 나가 정신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92년 히트작 ‘배트맨2’에서 미셸 파이퍼가 분한 노처녀 ‘셀리나’는 매일 저녁 집에 들어 올때마다 “여보,나 왔어요”라고 외치지만 곧이어 “아참,또 잊어버렸네. 나 결혼 안했지”라고 중얼거린다.
‘인생의 실패자’‘심술궂고 히스테리컬하며 결혼할 남자를 찾으려고 혈안이 된 여성’‘가정보다 자기자신을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기주의자’…. 독신여성 특히 중년의 독신여성에 대한 대중매체들의 이미지는 대부분 이처럼 부정적이다. 과연 실제 독신여성들의 삶도 그럴까.
캐롤 M 앤더슨,수잔 스튜어트 등 미국에서 가족치료가로 활동하고 있는 두 독신여성이 펴낸 ‘단독비행혼자사는 즐거움’(엄영래옮김. 또 하나 문화)은 이같은 사회적 편견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가를 드러내는 연구보고서이다. 저자들이 연구를 위해 개별적으로 만난 90명의 독신여성(미혼,이혼,배우자와 사별한 경우를 모두 포함) 대부분은 생각만큼 불행하지 않으며 나아가 독신생활에서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독신여성들은 성공적인 삶의 모습이 얼마나 다양한 지를 보여준다. 바쁘게 일에 몰두하는 이,전혀 새로운 삶의 경로를 중년기에 비로소 찾아가는 이,자녀에게 모든 것을 걸지 않는 활동적인 어머니상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 등등. 이들은 ‘서른이 넘으면 독신으로 행복하게 살지 못한다’는 뿌리깊은 문화적 미신을 깨고 혼자서 자신의 삶을 온전히 떠맡아 자신의 성격과 목적에 맞는 삶을 창조하는 ‘단독비행’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독신생활을 비행기 조종에 비유해 기술한 이 책은 1부 ‘이륙:자동 조종 장치와 초과 수하물의 딜레마’에서 6부 ‘단독비행의 과제와 성공의 기쁨’에 이르기까지 저자들은 여성에게결혼을 강요하는 문화에 대한 비판,독신자로서 중년기를 맞는 경험담,독신여성들이 남자 친구나 애인 등과 맺고 있는 관계,독신이 가져다주는 일상생활의 장단점 등을 포괄적이면서도 실감나게 다루고 있다.
결혼을 해야만 행복할 수 있고 인생에 성공했다고 느낄 수 있다는 믿음에 반증을 제시하면서,독신으로 성인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내는 것이 여성에게 하나의 정당하고 긍정적인 대안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유쾌한 교양서이다.<李順女 기자 coral@seoul.co.kr>
영화 ‘죽어야 사는 여자’에서 골디 혼이 연기한 ‘헬렌’은 중년기 독신여성으로 제일 친한 친구인 여배우가 자기 약혼자를 가로채자 기괴할 만큼 비만해지고 완전히 정신이 나가 정신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92년 히트작 ‘배트맨2’에서 미셸 파이퍼가 분한 노처녀 ‘셀리나’는 매일 저녁 집에 들어 올때마다 “여보,나 왔어요”라고 외치지만 곧이어 “아참,또 잊어버렸네. 나 결혼 안했지”라고 중얼거린다.
‘인생의 실패자’‘심술궂고 히스테리컬하며 결혼할 남자를 찾으려고 혈안이 된 여성’‘가정보다 자기자신을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기주의자’…. 독신여성 특히 중년의 독신여성에 대한 대중매체들의 이미지는 대부분 이처럼 부정적이다. 과연 실제 독신여성들의 삶도 그럴까.
캐롤 M 앤더슨,수잔 스튜어트 등 미국에서 가족치료가로 활동하고 있는 두 독신여성이 펴낸 ‘단독비행혼자사는 즐거움’(엄영래옮김. 또 하나 문화)은 이같은 사회적 편견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가를 드러내는 연구보고서이다. 저자들이 연구를 위해 개별적으로 만난 90명의 독신여성(미혼,이혼,배우자와 사별한 경우를 모두 포함) 대부분은 생각만큼 불행하지 않으며 나아가 독신생활에서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독신여성들은 성공적인 삶의 모습이 얼마나 다양한 지를 보여준다. 바쁘게 일에 몰두하는 이,전혀 새로운 삶의 경로를 중년기에 비로소 찾아가는 이,자녀에게 모든 것을 걸지 않는 활동적인 어머니상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 등등. 이들은 ‘서른이 넘으면 독신으로 행복하게 살지 못한다’는 뿌리깊은 문화적 미신을 깨고 혼자서 자신의 삶을 온전히 떠맡아 자신의 성격과 목적에 맞는 삶을 창조하는 ‘단독비행’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독신생활을 비행기 조종에 비유해 기술한 이 책은 1부 ‘이륙:자동 조종 장치와 초과 수하물의 딜레마’에서 6부 ‘단독비행의 과제와 성공의 기쁨’에 이르기까지 저자들은 여성에게결혼을 강요하는 문화에 대한 비판,독신자로서 중년기를 맞는 경험담,독신여성들이 남자 친구나 애인 등과 맺고 있는 관계,독신이 가져다주는 일상생활의 장단점 등을 포괄적이면서도 실감나게 다루고 있다.
결혼을 해야만 행복할 수 있고 인생에 성공했다고 느낄 수 있다는 믿음에 반증을 제시하면서,독신으로 성인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내는 것이 여성에게 하나의 정당하고 긍정적인 대안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유쾌한 교양서이다.<李順女 기자 coral@seoul.co.kr>
1998-09-0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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