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조직 경쟁 부르는 민간전문가(대전환 공직사회:4)

관료조직 경쟁 부르는 민간전문가(대전환 공직사회:4)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1998-09-05 00:00
수정 1998-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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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아이디어 활용 제도적 뒷받침 필요/공무원과 갈등 해소 임용·대우 탄력있게

요즘 정부 청사를 방문하면 가끔 낯선 사람과 마주치게 된다.가슴에 공무원증을 달고 있지만 공무원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민간 전문가들이다.행정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6월 처음으로 공직사회에 들어온 이들이다.

기획예산위 13명,외교통상부 12명,공정거래위 1명,감사원 1명 등이지만 정부는 앞으로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지방자치단체들도 민간전문가를 계약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따라서 민간전문가의 숫자는 날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공직사회의 변화의 물결이다.

일선의 민간전문가는 벌써부터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이들을 써본 부처는 ‘기대 이상’이라고 평한다.기획예산위는 전문가들의 진취적인 업무로 정부 및 산하기관의 구조조정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裵哲浩 재정개혁단장은 “경쟁이 없던 공무원 사회에 자극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통상교섭본부 吳相式 법률팀장은 “기간에 비해 활약이 많다”며 “진작도입했어야할 제도”라고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직업 외교관들이 제쳐두었던 통합 원산지 규정,뉴 라운드 대비책 같은 어려운 과제들을 통상전문가들이 척척 해낸다는 설명이다.

문제점은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행정력, 기존 공무원과의 갈등과 반목,제도적인 한계,또다른 별정직으로의 전락 가능성 등이다. 이런 탓에 일반 공무원들은 민간전문가 제도에 기대를 하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벌써부터 ‘민간전문가들의 목이 뻣뻣하더라’,‘민간전문가들과 일반 공무원들이 서로 욕하더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일반 공무원들이 민간전문가들을 곱게 보지 않고 있음을 반영하는 소리들이다.

많은 공무원들은 “민간전문가들이 업무를 추진하는 행정력을 갖추려면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아이디어만 갖고 행정업무를 추진하기 어려운 관료사회의 관행 때문이다.행정을 너무 빨리 이해할 경우에는 신선한 시각을 유지하기 어렵고,독창적인 시각만 강조한다면 관료들과 갈등이 명약관화하다고 공무원들은 입을 모은다.이에 대해 기획예산위의 민간전문가 金玄錫씨는 “토론을 많이 하는 부처의 특성 때문에 갈등의 소지는 없다”고 말했다.

민간전문가 제도를 확대하고 정착시키려면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농수산물도매시장 사장으로 유능한 민간인을 모셔왔지만 권한이 없는 제도 탓에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裵哲浩 단장도 계약직을 확대하려면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해 임용 대우 인사 등의 면에서 탄력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간전문가들이 또 다른 별정직 공무원으로 자리잡는 것도 경계해야할 대목으로 꼽힌다.별정직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하는 계약직이지만 어느새 공무원으로 자리잡았다.吳相式 팀장은 “민간전문가는 계약직을 철저히 지켜 제2의 별정직 공무원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朴政賢 기자 jhpark@seoul.co.kr>

◎金亨珍 외통부 통상전문관/“연봉 줄었지만 큰 보람”/자질 갖춘 공무원 선발 고시제도 장점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金亨珍 통상전문관은 급여가 미국에서 일할 때의 연봉 15만달러보다 9분의 1로 줄었지만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전문가로 일하면서 느낀 점은.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민간전문가제도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일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외부에서 바라본 공직사회와의 차이는.

▲외부에 있을 때는 공무원사회가 매우 경직됐다고 봤는데 실제로는 매우 개방적이다.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데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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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9-05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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