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아 한글’이 사라진다는 소식은 한국 축구의 월드컵 패배보다 더욱 충격적으로 느껴진다. 우리 축구가 멕시코에 져서 대망의 월드컵 1승을 결국 이루지 못한다 해도 그 후유증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세계 제국(帝國)을 형성한 미국 마이크로 소프트(MS)사와 맞서 한국 시장을 지켰던 한글과 컴퓨터사의 ‘아래아 한글’ 퇴장이 가져올 후유증은 심각하다.
물론 국내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 시장은 기껏해야 2백억∼3백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 말과 우리 글을 지키는 최첨단의 상징으로서 ‘아래아 한글’이 지닌 의미는 그런 수치(數値)를 넘어선다. 우선 ‘아래아 한글’의 붕괴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자존심은 무너졌다.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 시장에서 MS사의 ‘워드’가 전세계를 석권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만은 ‘아래아 한글’이 70∼80%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했다. 그래서 MS사는 한국이 총매출액의 1%선에 지나지 않는 작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에 소프트웨어 무료지원을 제의할 만큼 한국시장 지배에 큰 관심을가져왔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컴퓨터 업계의 젊은이들이 의욕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대학 시절 ‘아래아 한글’을 개발한 李燦振씨는 컴퓨터 세대의 우상이었다. 그가 설립한 한글과 컴퓨터사는 한때 주식값이 1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성공한 벤처기업의 몰락은 벤처기업 창업의욕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벤처기업 육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래아 한글’과 李燦振 신화(神話)가 무너진 것은 우리사회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관행,한글과 컴퓨터사의 지나친 사업영역 확대,李씨의 정계진출 외도(外道)등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사자들이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부분과는 별도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은 이번 기회에 꼭 바로 잡아야 겠다.
컴퓨터를 사면 소프트웨어를 끼워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에서 벤처기업은 결코 성장할 수 없다. 컴퓨터 업계는 공공기관에서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예산이 책정된 것이 겨우 재작년부터라고 지적한다. 80년대 초 한 정부기관에서 컴퓨터 500대를 사면서 소프트웨어는 단 1개만 구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담당 관리는 정부예산을 절감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한국벤처기업의 장래는 그때 이미 먹구름이 드리워진 셈이다. 컴퓨터를 이용하는 개인은 물론 정부 당국도 제값 주고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풍토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물론 국내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 시장은 기껏해야 2백억∼3백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 말과 우리 글을 지키는 최첨단의 상징으로서 ‘아래아 한글’이 지닌 의미는 그런 수치(數値)를 넘어선다. 우선 ‘아래아 한글’의 붕괴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자존심은 무너졌다.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 시장에서 MS사의 ‘워드’가 전세계를 석권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만은 ‘아래아 한글’이 70∼80%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했다. 그래서 MS사는 한국이 총매출액의 1%선에 지나지 않는 작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에 소프트웨어 무료지원을 제의할 만큼 한국시장 지배에 큰 관심을가져왔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컴퓨터 업계의 젊은이들이 의욕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대학 시절 ‘아래아 한글’을 개발한 李燦振씨는 컴퓨터 세대의 우상이었다. 그가 설립한 한글과 컴퓨터사는 한때 주식값이 1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성공한 벤처기업의 몰락은 벤처기업 창업의욕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벤처기업 육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래아 한글’과 李燦振 신화(神話)가 무너진 것은 우리사회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관행,한글과 컴퓨터사의 지나친 사업영역 확대,李씨의 정계진출 외도(外道)등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당사자들이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부분과는 별도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은 이번 기회에 꼭 바로 잡아야 겠다.
컴퓨터를 사면 소프트웨어를 끼워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에서 벤처기업은 결코 성장할 수 없다. 컴퓨터 업계는 공공기관에서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예산이 책정된 것이 겨우 재작년부터라고 지적한다. 80년대 초 한 정부기관에서 컴퓨터 500대를 사면서 소프트웨어는 단 1개만 구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담당 관리는 정부예산을 절감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한국벤처기업의 장래는 그때 이미 먹구름이 드리워진 셈이다. 컴퓨터를 이용하는 개인은 물론 정부 당국도 제값 주고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풍토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1998-06-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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