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아래아한글’ 사라진다

한컴 ‘아래아한글’ 사라진다

입력 1998-06-16 00:00
수정 1998-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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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社 2,000만弗 투자 유치 조건 관련사업 포기

국내 컴퓨터 사용자에게 가장 친숙한 워드 프로세서 프로그램인 ‘아래아한글’이 사라진다.

한글과컴퓨터(한컴·대표 李燦振)와 (주)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15일 서울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MS사가 한컴에 1,000만∼2,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한컴은 한글 워드 프로세서 사업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워드 프로세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관계를 벌여왔던 양사의 이같은 전격적인 합의는 한컴이 심각한 경영난으로 인해 사실상 백기를 든 것으로,국내소프트웨어 업계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 MS사의 金宰民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컴에 대한 이번 투자는 MS의 대한(對韓) 직접 투자로는 처음있는 일이며 국내에서 보다 많은 동반자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컴의 李사장은 “불법 복제와 공공시장의 위축 등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한계에 부딪쳤다”면서 “경영난 타개를 위해 그동안 국내 대기업은 물론외국업체들과 투자유치를 위해 노력하던 중 MS와의 이번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李사장은 “한컴은 앞으로 보다 경제성 있는 분야에 투자,수익성 높은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MS측은 한컴의 신주발행 형식으로 일부 지분을 보유하되 경영에는 일체 참여하지 않는 대신 한컴은 아래아한글 사업을 중단하고 새로운 사업에 나서게 된다.

한컴은 기존 아래아한글 사용자들을 위해 앞으로 1년간 기술지원을 계속하고 MS는 아래아한글 사용자들이 MS의 워드로 옮겨 올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80년초 아래아한글을 기반으로 국내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설립,한국의 빌 게이츠로 떠올랐던 ‘이찬진 신화’는 아래아한글의 시장 퇴출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90년 설립된 한컴은 한글 프로그램으로 급성장,국내의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커왔으나 최근 2∼3년 사이 경기침체와 사업다각화 실패로 경영난을 겪어왔다.<林明奎 기자 mgy@seoul.co.kr>
1998-06-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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