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와 비아그라/홍명호 고려대 가정의학과 교수(굄돌)

IMF와 비아그라/홍명호 고려대 가정의학과 교수(굄돌)

홍명호 기자 기자
입력 1998-06-11 00:00
수정 1998-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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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듣기도 지겨운 IMF한파라는 말이지만 그 IMF한파를 실제로 느끼기시작한 것은 요즘 이르러서인 듯하다.안팎이 다 집에서 놀게 되어 적은 진료비나마 절약하고자 약 이름을 적어달라고 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살맛이 없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살맛 중의 하나가 성에 관한 욕망이 아닌가 생각된다.남자들에게 ‘정력’또는 ‘힘’으로 표현되는 발기는 불안하거나 우울한 상태,근심 걱정,피로한 상태에서 막대한 지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아이러니컬하게도 하필이면 이때 비아그라인지 바이아그라인지 하는 발기치료제가 나왔다.

비아그라는 포스포디에스(PDE)라는 효소의 작용을 차단하는 약물로써,PDE효소 작용이 차단되면 PDE에 의하여 차단되는 구아노신모노포스페이트(GMP)가 축적된다.이 GMP는 혈관을 확장시키는데 남자 성기의 세개 해면체에 있는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이 꽉 차면 발기상태가 된다.이 약을 개발한 회사의 주가가 치솟아올랐다고 하더니,한국의 의료계에서조차 이 약에 관한 정보가 퍼지기도 전에 미국여행객들에 의하여 반입되고,세관에서는 한병이상 못들여오게 규제하는 등 일반인들에게 더 잘 알려진 약이 되어버렸다.과연 우리가 국경없는 시대에 살 날도 머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이 약이 아무리 부작용이 없다고 할지라도 약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우선 의사의 정밀 검사를 통해 발기가 안되는 원인이 무엇인지,약물로 치료가 가능한 것인지 여부를 가린 뒤 처방을 받고 사용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현재로서는 발기가 잘 안되는 사람들의 건강문제보다는 약이 비싸고,수입에 따른달러화 유출이 우려돼 수입을 불허한다는 경제적인 판단이 우세하다.역시 우리는 IMF의 한파 속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실감이 든다.

1998-06-1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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