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수송차 강도 시민이 잡았다

현금수송차 강도 시민이 잡았다

입력 1998-05-26 00:00
수정 1998-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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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2인조 가스총 쏘고 1억여원 탈취/지나가던 택시기사 청경 태우고 추격/순찰차 합세… 한강 둔치 격투끝 체포

은행의 현금수송차를 습격,1억5,0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던 2인조 강도를 시민 3명이 숨막히는 추격전 끝에 붙잡았다.경제난 속에 세상 인심이 메말라가는 가운데서도 시민 정신은 살아 있었다.

25일 상오 10시10분쯤 서울 강서구 가양 3동 도시개발아파트 3단지 상가옆 신한은행 무인점포 앞.

韓相鎬씨(28·전 D자동차영업사원·서울 성동구 성수2가)와 徐炳植씨(32·중고자동차매매직원·경기도 의왕시 호계동) 등 2명이 은행의 현금 수송차량을 털기 위해 승합차 안에 숨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은행 등촌동 지점 청원경찰 金모씨(43)와 행원 徐모씨(31·여)는 현금수송차량을 점포 앞에 세워 둔 채 돈을 채우러 건물 안에 들어가 있었다.

청원경찰 金씨 등 2명이 돈을 넣은 뒤 문을 열고 나와 차에 오르는 순간 韓씨 등 2명은 승합차로 현금 수송차량을 들이받은 뒤 차문을 통해 두 사람에게 가스총을 쏘았다.

金씨 등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이들은 차안에 있던 현금 1억5,700여만원이 든 돈가방을 빼앗아 차를 몰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마침 이 곳을 지나던 택시기사 安榮基씨(56·인천시 서구 검단동)는 현금수송차를 들이받느라 옆문이 떨어진 채 아파트 단지에서 황급히 빠져 달아나는 범행차량을 발견했다.

정신을 차린 청경 金씨와 또다른 시민이 “강도야”라고 소리치며 추적하고 있었다. 은행강도임을 직감한 安씨는 곧바로 두 사람을 택시에 태우고 비상 전조등을 켠 채 범행차량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600m쯤 쫓아갔을 때 근처를 지나던 112순찰차를 발견한 운전기사 安씨는 전조등을 번쩍거리며 강도가 달아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범인들은 安씨와 112순찰차의 추격을 받자 88대로를 타고 한강쪽으로 전속력으로 1㎞ 가량을 달아났다.그러다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자 차에서 내려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아났다.

범인 가운데 돈가방을 든 徐씨는 멀리 도망가지 못하고 곧 경찰에 붙잡혔다.

韓씨는 88대로를 건너 한강둔치까지 도망갔다가 둔치에서 미끄러져 강물에 빠졌고 뒤쫓아간택시기사 安씨와 청경 金씨에게 붙잡히면서 30여분에 걸친 추격전은 끝났다.

경찰조사 결과,徐씨는 중고차매매업을 하면서 돈을 못받아 4000여만원,韓씨는 사업자금으로 500여만원의 빚을 각각 지게 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청원경찰 金씨와 함께 범인들을 추격했던 시민은 끝내 신분을 밝히지 않고 사라졌다. 경찰은 韓씨 등에 대해 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金性洙 기자 ssKim@seoul.co.kr>
1998-05-2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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