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 “내 관할 아니다”/강도피해자 4시간 전전

파출소 “내 관할 아니다”/강도피해자 4시간 전전

입력 1998-05-21 00:00
수정 1998-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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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곳서 서로 떠넘겨… 소장 등 5명 징계위 회부

【대구=황경근 기자】 경찰이 강도 피해자를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로 세번씩이나 다른 파출소로 떠넘겨 피해자가 4시간30분 동안 파출소를 옮겨다니며 밤을 새 말썽을 빚고 있다.

20일 상오 2시50분쯤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남대구IC 부근에서 택시를 타고 가던 김모씨(41·여·대구시 달성군 화원읍)는 강도로 돌변한 택시기사에게 현금 40만원과 휴대폰 등을 빼앗기고 지나가던 시민의 도움으로 자신의 주소지 근처인 달성 경찰서 화원파출소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화원 파출소는 사건발생 장소가 관할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파출 소순찰차에 김씨를 태워 월성2동 파출소로 데리고 갔다.

월성2동 파출소도 김씨의 진술에 따라 현장 확인을 거쳐 다시 관할이 아니라며 김씨를 이웃 유천 파출소로 넘겼다.

그러나 유천 파출소에서는 ‘택시강도사건은 최초 접수처에서 처리한다’는 대구 지방경찰청의 지침을 내세워 사건접수를 거부,사건을 다시 화원 파출소로 넘겼고 김씨는 유천 파출소에서 상오 7시쯤 귀가했다.김씨의 연락을 받고 화원파출소에서 김씨와 함께 파출소를 옮겨다닌 김씨의 제부 이모씨(40)는 “파출소를 옮겨 다니며 지친 처형이 ‘내가 잊어버린 것을 모두 포기할테니 제발 집에 보내 달라’고 호소할 정도 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관할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건을 떠넘긴 달성경찰서 유천파출소장 李文基 경위,월성2파출소 康孝寬 경장,화원파출소 李炳善 순경 등 5명을 징계위원회에 넘겼다.
1998-05-2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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