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의 날/李世基 社賓 논설위원(外言內言)

성년의 날/李世基 社賓 논설위원(外言內言)

이세기 기자 기자
입력 1998-05-18 00:00
수정 1998-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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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양식(良識)이란 이른 봄의 살얼음과 같다’고 독일의 물리학자 리히텐베르크의 잠언은 말한다. 세월은 학교나 서적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친다. 젊을때는 밤을 낮삼아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나이들면 비로소 인생의 희비를 이해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생을 알만하고 살만할때 사람들은 죽음의 고비를 맞게 된다. ‘인생은 짧은 이야기’ ‘짧은 기간의 망명’이라는 말이 이를 대변해준다. 로마의 케사르가 피살되면서 ‘이로스야 하루일이 끝났다. 이 갑옷을 좀 벗겨다오’ 한 것은 전쟁으로 얼룩진 그의 일생을 하루에 비교한 예이다. 청춘기의 하루하루는 순간처럼 짧지만 한 해는 길게 마련이다. 반대로 노년에 이르면 한 해가 짧고 하루가 길다. 청춘은 ‘황홀한 기쁨’이긴 하지만 결코 영원하지는 않다.

오늘(18일)은 성년의 날이다. 만 20세가 된 젊은이들이 사회의 일원이 되어 ‘젊은이’로서의 여러가지 권리를 새롭게 갖게 된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성숙한 인격체로서 자신의 판단과 선택이 법적으로 보장을 받게 되는 것이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각종 선거권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으며 친권자의 동의없이 혼인할 수 있고 흡연·음주 금지 등의 제한에서 자유롭게 놓여난다. 유충에서 고생스러운 과정을 거쳐 성충이 되듯이 ‘만 20세’의 자유를 보다 넓고 크게 누리기 위해 자기자신의 이상을 구현할 수 있는 시기다. 어렵게 얻은 자유를 부화(浮華)나 경박, 유흥업소 출입 정도로 생각한다면 소중한 권리를 스스로 축소하는 일이다.

젊음이란 메마른 대지에 윤택한 초원을 가꾸기도 하지만 때로는 거센 폭풍으로 비와 눈보라를 휘몰아쳐오기도 한다. 미풍이 있는가 하면 선풍이 있고 열풍이 있는가 하면 서릿발같은 삭풍일 수도 있다. 세대마다 그 세대만의 독특한 방향과 속도로 인해 어느 세대에선 인류의 역사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어느 세대에선 예기치 못한 비극과 좌절을 겪기도 한다. 나라 안팎으로 모든 것이 어려운 시기에 맞는 성년이다. ‘젊음은 두번 다시 오지 않는다’는 각오로 부디 훈풍의 세대를 만드는 건강한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

1998-05-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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