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한반도 평화정착 의무있다/예브게니 바자노프(地球村 칼럼)

러 한반도 평화정착 의무있다/예브게니 바자노프(地球村 칼럼)

바자노프 기자 기자
입력 1998-03-30 00:00
수정 1998-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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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네바 4자회담 결과를 보면 한반도에서의 분쟁해결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북한은 한반도에서 미군이 철수할 것을 계속 요구하면서 미국과 양자회담을 주장한다.

북한의 고집은 설명이 가능하다고 본다.金正日 정권은 역대 정권중 가장 취약하다.그는 북한의 안보가 실제 취약한 것을 우려한다.金正日은 미국이 공격할 가능성을 항상 걱정하며 동시에 북한의 개방이 ‘견고한 주체사상’을 엎어버릴 것이라고 늘상 생각한다.金正日 정권은 따라서 4자회담의 진전에 실제 아무런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봐야 한다.한편으로 그는 자신을 능가하는 ‘내부의 적’을 계속 경계하고 두려워 한다.

○북,미의 공격가능성 우려

이러한 상황이라면 평양정부가 보다 유연해지고 건설적인 자세를 갖도록 ‘새로운 지렛대’를 만들어야 한다.그 가운데 하나가 러시아가 활발하게 분쟁해결에 뛰어드는 일이다.러시아는 유엔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갖고 있는 국가일 뿐만 아니라 아직도 미국과 견줄 수 있는 군사강국이다.북한정권을 탄생시켰으며 수십년동안 북한의 동맹국이었다.

러시아가 참여하면 북한은 좀더 의기양양 해질수 있고 그들이 생각하는 ‘가상적국’으로부터의 위협에도 덜 걱정하게 될 것이다.또 평양정부는 보다 유연하고 전향적인 자세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과거 소련과는 다른 현재의 민주적인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단지 남과 북이 가깝게 만드는 식의 건설적인 목적에만 사용할 것이다.

모스크바의 ‘개입’은 남과 북의 경제협력도 한층 촉진시킬 것이다.이 틈에 러시아도 남북한과의 경제협력을 더욱 진전시켜 나갈 것이다.현재 한국에서의 금융위기(고비는 넘겼지만)를 비춰볼 때 한국으로서는 새로운 시장을 필요로 할 것이고 경제회복기에 접어든 러시아는 한국의 공산품을 더 많이 수입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북한의 입장에서는 산업회생에 필요불가결한 러시아의 원자재가 활발히 유입될 것이다.러시아가 분쟁해결에 참여한다면 북한은 러시아의 천연자원에 당장 큰 관심을 보일 것이다.

러시아의 역할은 궁극적으로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러시아가 분쟁해결에 참여하는 목적은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통일 자체를 지향하여야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실제로 평화정착과정의 마지막단계에서 러시아는 지금보다 훨씬 ‘쓸모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왜 그런가.우선 러시아는 한반도 주변국가 가운데 진정 통일을 바라는 유일한 이웃이다.장담하건데 한반도가 통일되면 통일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란 국제무대에서 중국과 일본을 견제하는 세력으로 성장할 것이며 이것이 러시아 국익과도 일치한다.

○한반도 통일 러 국익과 일치

반면 일본은 한반도 통일에 냉담할 것이다.통일한국이 많은 부문에서 경쟁의 대상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중국은 대체로 이데올로기 동반자 하나를 잃은 꼴이 돼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한반도 통일을 진정원하는 당사자는 아닐 것으로 본다.사실 베이징정부는 한반도에서 사회주의가 끝장나는데 대한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미국도 한반도통일로 ‘잃은자’가 될 것이다.통일한국은 현재보다 미국에 덜 의존할 것이며 통일한국은 한반도에서 미군이 가급적 떠나 줄 것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한·미,미·일 상호방위조약은 변화할 것이다.

한반도 통일에 대한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는 이같이 다르지만 통일한국 시대는 머잖은 장래에 올 것이다.그 과정에서 러시아의 유용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통일로의 이행시기에서 보면 북한인들은 새 경제체제에 적응해야 할 것이다.즉 통일직후 북한의 모든 기업의 공장들은 즉각 효용성을 잃고 문을 닫아야할 운명에 직면한다.러시아는 이러한 공장들을 현대화하는데 한 몫 거들 수 있다.대부분의 시설은 소련시대 유산이어서 북한지역경제 회복의 관건은 러시아가 갖고 있다고 봐야한다.생산된 제품은 러시아가 다시 수입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통일한국 발전 도움줄것

동시에 통일직후 쏟아질 북한의 실업·유휴인력을 유일하게 감당할 수 있는 국가 또한 러시아다.수백만의 북한인들은 현재도 미래에도 러시아지역으로 적당한 일거리를 찾아들 것이다.극동지역 러시아는 이러한 상황에도 대처해야 한다.

러시아는 또한 북한쪽 기업이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위치에서 보면 러시아의 가스나 석유는 세계에서 가장 값이 싸다.다만 현재의 북한은 현금이 없어서 못살 뿐이지만 통일한국은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통일한국은 러시아와 할일이 너무 많다.러시아자원의 공동조사,북한측 노동자들의 재교육,무기의 현대화,농업생산물의 교환,특별경제구역의 개발,통일한국이 중국 혹은 일본과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러시아의 지원등등.

이제 한반도 평화정착과정에 러시아가 왜 필요한가는 어느정도 ‘증명’됐다.중요한 것은 러시아의 잠재력을 이용하면 할수록 한반도는 더욱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이다.더욱이 러시아는 한국과 국경을 접한 이웃이다.러시아 극동지역의 경제발전은 그대로 한반도 상황과 직결되는 상호연관성을 갖는다.러시아가 한반도 평화과정에 참여해야하는 더욱 중요한 이유가 있다.러시아는 미국과 함께 냉전시대 제공자이며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원칙에서 통일을 앞당겨야할 의무가 있다.<러 외교아카데미 부원장>
1998-03-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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