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 진상 규명 차분히(사설)

‘북풍’ 진상 규명 차분히(사설)

입력 1998-03-19 00:00
수정 1998-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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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터져 나오는 ‘북풍공작’내막 보도를 보며 국민들은 실로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수 없다. 선거때마다 들려오던 이른바 ‘북풍’이란 것이 실은 우리측 기관의 공작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설,이러한 일을 만든 ‘북풍 커넥션’에는 정치권까지 개입돼있다는 설에 이제는 ‘흑금성’인가 뭔가하는 해괴한 이름의 2중첩자까지 등장하고 있다. 국민들은 지금 ‘007’ 영화를 보고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것이 진짜 우리의 현실인지 분간키 어려운 혼란에 빠져있다.

참으로 중대한 사태다.너무나 중대한 일이기 때문에 이렇게 마구 가서는 안된다.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존립기반이 흔들리는 일이요,정치권의 도덕성에 다시한번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일이다.무엇보다 남북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될 사태인지도 모른다.

이제 숨을 고르고 문제를 찬찬히 다시 정리해 나가야 한다.우선 일을 일파만파로 키우고 있는 문제의 ‘대북접촉 동향보고서’라는 문서의 진위부터 가려야 한다.대통령도 읽어보니 “한심하고 터무니 없는 것도 많더라”고 한 내용을 갖고 온나라가 놀아나는것 자체가 황당하다.

다음으로는 이 문건이 믿을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그때그때 멋대로 까발릴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그것을 받아든 정치인은 담긴 내용이 너무나 엄청나 즉시 정부관련 기관에 전달했다면서도 사실여부도 확인되기 전에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더라’라고 얘기하고 다니는것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일은 국회나 정치권에서 떠들 일도 아니라고 믿는다.언론도 확인되지 않는 즉흥적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일단은 책임있는 기관이 책임있게 진상을 조사하도록 시간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기관은 지금 제기된 의혹들을 빠짐없이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

그런 다음 그것이 어딘가 미진하거나 정치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시비를 가려야 할것이다.지금처럼 중구난방이 돼서는 곤란하다.
1998-03-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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