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부총무들 기표소 달려가 야 투표저지/여 “원천무효” 야 “즉각 개표” 맞서 타결점 못찾아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벌어진 백지투표 시비는 여야가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듯 조직적으로 전개됐다.한나라당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기표소에 머무는 시간에 차이를 둬 여당의 감시를 벗어나려 했고,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은 조별로 기표소와 투표함을 장악,한나라당의 투표를 원천봉쇄했다.
시비는 하오 3시45분 김수한 국회의장이 투표시작을 선언하면서 곧바로 벌어졌다.호명 순서에 따라 기표소로 들어간 한나라당 의원들이 바로 되돌아 나오는 등 백지투표의 기미를 보이자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부총무들이 “백지투표는 무효”라며 일제히 기표소로 달려가 저지에 나섰다.또 국민회의 남궁진 박광태,자민련 구천서 이인구 의원 등은 의장에게 몰려가 투표 중단선언과 재투표를 요구했다. 국민회의 한영애,자민련 이인구 의원 등은 투표함을 감싸 안거나 깔고 앉아 투표를 차단,이에 항의하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고성의 설전을 주고 받았다.국민회의 박광태,자민련 이긍규 의원과 한나라당 김무성 김문수 의원간에는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여당의 저지에 막힌 백승홍 이우재 의원 등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부표를 찍은 투표용지를 보여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소란이 계속되자 김수한 의장은 투표가 진행중인 상태에서 하오 4시 “이런 상황에서 투표가 어렵다”며 정회를 선언했다.이에 한나라당측은 “김의장은 어느 나라 국회의장이냐,아프리카 의장이냐”며 거세게 항의했다.여야간 실랑이는 잠시후 김의장이 여야 총무들에게 정상적인 투표 진행을 당부하고 회의를 속개한 뒤에도 계속됐다.
여야의원들의 아우성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여야3당 총무들은 본회의장내에서 긴급 회담을 가졌으나 “바로 개표하자”는 한나라당 주장과,원천무효를 주장하는 여당측 의견이 맞서 타결점을 찾지 못했다. 투표중단사태속에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불법적인 백지투표는 사실상 집단 강압에 의한 공개투표로서 즉각 재투표가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맞서 한나라당맹형규 대변인은 “여당측이 총리서리체제로 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투표를 저지했다”면서 “이에 따른 향후 정국의 파행은 여당에 책임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반박했다.<진경호 기자>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벌어진 백지투표 시비는 여야가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듯 조직적으로 전개됐다.한나라당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기표소에 머무는 시간에 차이를 둬 여당의 감시를 벗어나려 했고,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은 조별로 기표소와 투표함을 장악,한나라당의 투표를 원천봉쇄했다.
시비는 하오 3시45분 김수한 국회의장이 투표시작을 선언하면서 곧바로 벌어졌다.호명 순서에 따라 기표소로 들어간 한나라당 의원들이 바로 되돌아 나오는 등 백지투표의 기미를 보이자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부총무들이 “백지투표는 무효”라며 일제히 기표소로 달려가 저지에 나섰다.또 국민회의 남궁진 박광태,자민련 구천서 이인구 의원 등은 의장에게 몰려가 투표 중단선언과 재투표를 요구했다. 국민회의 한영애,자민련 이인구 의원 등은 투표함을 감싸 안거나 깔고 앉아 투표를 차단,이에 항의하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고성의 설전을 주고 받았다.국민회의 박광태,자민련 이긍규 의원과 한나라당 김무성 김문수 의원간에는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여당의 저지에 막힌 백승홍 이우재 의원 등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부표를 찍은 투표용지를 보여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소란이 계속되자 김수한 의장은 투표가 진행중인 상태에서 하오 4시 “이런 상황에서 투표가 어렵다”며 정회를 선언했다.이에 한나라당측은 “김의장은 어느 나라 국회의장이냐,아프리카 의장이냐”며 거세게 항의했다.여야간 실랑이는 잠시후 김의장이 여야 총무들에게 정상적인 투표 진행을 당부하고 회의를 속개한 뒤에도 계속됐다.
여야의원들의 아우성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여야3당 총무들은 본회의장내에서 긴급 회담을 가졌으나 “바로 개표하자”는 한나라당 주장과,원천무효를 주장하는 여당측 의견이 맞서 타결점을 찾지 못했다. 투표중단사태속에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불법적인 백지투표는 사실상 집단 강압에 의한 공개투표로서 즉각 재투표가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맞서 한나라당맹형규 대변인은 “여당측이 총리서리체제로 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투표를 저지했다”면서 “이에 따른 향후 정국의 파행은 여당에 책임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반박했다.<진경호 기자>
1998-03-03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