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인니 금융 파산 위기

태·인니 금융 파산 위기

박해옥 기자 기자
입력 1998-01-09 00:00
수정 1998-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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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가치 계속 폭락… IMF 신규 지원이 열쇠/지불유예 선언땐 한국 ‘2차 외환위기’ 가능성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계속되는 통화가치 하락행진으로 조만간 지불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방콕에 있는 경제 전문가들은 특히 태국 바트화가 최근 들어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50바트를 넘어서면서 정부가 지불유예를 검토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달러당 50바트는 바트화 가치가 6개월전에 비해 50%나 떨어진 수준이다.일부 분석가들은 그러나 바트화가 달러당 6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방콕 주재 외국 증권회사의 한 조사부장은 “태국이 지불유예를 선언할 가능성은 매우 현실적”이라면서 “태국 정부가 신규자금 지원을 요청키로 한것은 타당한 조치”라고 말했다.

‘도이체 모르간 그렌펠’의 분석가인 게라르트 크루이토프씨는 “태국은 이미 사실상의 지불유예 상태”라며 그 이유로 민간부문에서 끌어다 쓴 외채의 이자 상당부분이 지불되지 못하고 있음을 들었다.

정부부문 외채의변제 능력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현재 태국 정부가 당장 막아야 할 단기외채 규모는 대략 1백억∼2백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국정부는 물론 지불유예 사태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그 대표적 사례가 이달말 타린 님마해민 재무장관을 미국에 파견,국제통화기금(IMF)과 협상을 갖도록 결정한 것이다.표면적인 방미 목적은 지난해 설정된 금융지원 패키지 조건의 재협상이지만 정작 더 중요한 목적은 신규자금 지원 요청이다.

타린 장관은 나아가 미국정부와도 접촉을 시도,국가 차원의 별도 지원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관측된다.이는 지난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태국 총리에게 미국이 태국을 돕는데 너무 느리게 대응했다는 사과성 발언을 한데서 비롯되고 있다.

태국정부는 또 수출업자들의 환투기를 막기 위해 달러 보유 허용기간을 15일에서 7일로 줄였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태국정부의 이같은 노력과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태국이 지불유예를 선언하는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으리라 조심스레 낙관하고 있다.

한편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지불유예가 현실화 될 경우 정작 지불유예를 선언한 당사국보다는 한국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국내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으로 우리가 받을 피해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수출 감소로 올해 15억∼40억달러의 축소가 예상됐으나 이로인해 30억∼4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일본 금융기관의 단기외채 회수에 따른 외환위기 재연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일본은 이들 국가 채무의 4%를 점하고 있는데 지불유예의 경우 엄청난 부실채권을 안는 꼴이고 이 경우 한국에 대한 자금회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단기외채 가운데 약 30%가 일본에서 들여온 것으로 3백억달러에 이른다.<박해옥 기자>
1998-01-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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