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도 줄줄이 ‘휘청’/첨단 컴퓨터업체들 연쇄도산 위기

벤처기업도 줄줄이 ‘휘청’/첨단 컴퓨터업체들 연쇄도산 위기

입력 1997-12-13 00:00
수정 1997-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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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물량 쇄도해도 LC개설 못해 포기 일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벤처기업들도 속속 도산위기로 빠져들고 있다.벤처기업들은 최근 금융·외환위기로 수출자금 회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일부 기업들은 아예 기업활동 포기를 선언할 지경에 이르렀다.

공작기계용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K사는 금융기관의 대출금 회수로 심한 자금압박을 느끼고 있다.거래 은행이 내년 4월 이후 상환예정인 10억여원의 대출금을 전액 회수한데다 선진기술 도입과 해외 판매를 목적으로 지난해 설립했던 해외현지법인의 자금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수출은 일찌감치 포기했다.은행이 외환부족을 이유로 수출용 원자재 수입을 위한 신용장(L/C) 개설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셋톱박스를 생산하는 D전자,호출기 생산업체인 T전자도 사정은 비슷하다.D전자는 미 현지법인의 인력만 20여명에 달해 자금수요가 많지만 수출이 힘을 잃은데다 내수도 부진해 겨우 겨우 버티고 있다.이 회사 관계자는 “미래가 밝지만 개발비가 많이 드는 품목은 아예 개발대상에서뺐다”고 털어놨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H사는 미 수입상에게 10억여원의 지체보상금을 물어줘야 할 판이다.수출계약을 체결하고도 신용장 개설이 안돼 상품인도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디슨의 경우는 반대다.이미 수출은 했으나 대금을 못받고 있다.회사측은 정확한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1백5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외환부족으로 벤처기업의 수출차질이 예상된다”면서 “메디슨은 내수기반이 탄탄하고 내부유보금이 많아 그래도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극심한 자금압박은 12일 국내 최초의 벤처기업인 큐닉스 컴퓨터처럼 부도로 현실화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벤처기업협회는 “400여 회원사들의 자금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벤처기업들은 경비절감,인력감축 등 비상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일부 기업들은 내년까지 인력을 절반으로 감축하고 급여 및 상여금 반납 등 비용절감 대책도 세우고 있다.아울러 정부의 중소기업구조개선자금 등정책금융 지원 폭의 확대도 촉구하고 있다.<박희준 기자>
1997-12-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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