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찌되든…” 고액과외 기승

“경제 어찌되든…” 고액과외 기승

입력 1997-12-09 00:00
수정 1997-12-0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논술 월 300만원… 유명강사 ‘부르는게 값’/예체능계 더 심해… 교수는 시간당 30만원/일부 족집게 강사 한달 1억2천만원 수입

극심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대학별 논술 및 예·체능계 입시에 대비한 고액 비밀과외가 성행하고 있다.

소그룹별로 이뤄지는 비밀과외비는 한 달에 보통 3백만원 가량이며 일부 ‘족집게 강사’들의 과외비는 5백만원에 이른다.특히 일부 학부모들은 시험날짜가 임박해지면서 경쟁적으로 고액과외에 매달리고 있어 액수는 더욱 치솟고 있다.

올해 수학능력시험이 쉽게 출제돼 상당수 대학에서 논술과 실기고사가 당락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른 데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들이 논술 및 실기고사의 실질반영비율을 높인데 따른 부작용이다.

8일 입시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문 논술강사들은 4∼5명의 수험생을 모아놓고 1주일에 1∼3번 2시간씩 가르치는 ‘논술특강반’을 개설,한달에 한명당 1백50만∼2백만원을 받고 있다.이들은 대개 ‘명문대 논술출제에 참여했다’고 자처하고 있으나 수업은 맞춤법 띄어쓰기 기초적인내용에 그치고 있다.

학원 강사 이모씨(31)는 “서울 강남 일대 학부모들에게 족집게 강사로 소문이 나면 과외비는 부르는 것이 값”이라면서 “일부 유명 논술강사는 3∼4명의 학생들을 여러 팀 가르치며 한 달에 1억2천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를 지망할 K고 3년 최모군(18·서울 강남구 청담동)은 수능시험 고득점층이 두터워지자 얼마전부터 5백만원짜리 논술과외를 받기 시작했다.최군은 “주변 친구 상당수도 고액과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예체능계 수험생들의 고액과외도 논술과외에 못지 않다.

서울 강남 일대 음악학원은 한달 21시간에 7만3천원을 받도록 돼 있는 규정을 무시하고 상당수가 1시간에 6만원을 받고 있다.특히 지원대학 음대 교수에게서 직접 지도를 받으면 시간당 20만∼30만원,한달에 3백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학부모 김모씨(49)는 “미술을 하는 아들이 대학교수로부터 1주일에 두번 지도받는데 3백만원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관리실장(40)은 “서울 지역 주요 대학의 논술고사가 고전 위주로 출제되고 글의 서술방법보다는 고전의 이해력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기 때문에 단기간 고액과외의 효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강충식·조현석·이지운 기자>
1997-12-09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