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단체장·지방의원 피습 빈발/행정·의정활동 반대세력이 사주

일본 단체장·지방의원 피습 빈발/행정·의정활동 반대세력이 사주

강석진 기자 기자
입력 1997-10-09 00:00
수정 1997-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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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협박에 납치·청부폭행까지/“지지자들 겁먹을라” 신고도 기피

지난달 8일 어둠이 짙게 깔린 일본 사이타마현 란잔마치(람산정:정은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에 해당)의회의 시부야 도미코(여·46)의원 집에 노크 소리가 울렸다.

“선생님 계십니까”라는 소리에 문을 열고 나간 시부야의원은 키가 큰 한 남자의 손에 입이 틀어 막힌채 나무 그늘로 끌려가 쇠파이프를 든 다른 한명의 괴한등으로부터 다리를 흠씬 두들겨 맞았다.범인은 차를 몰고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범인들은 아직 붙잡히지 않고 있지만 시부야의원은 물론 경찰도 범인들이 시부야의원이 경정장외매장(대형 화면으로 경주 장면을 보고 돈을 걸 수 있는 시설)건설을 반대해온데 대해 앙심을 품고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 단체장이나 의원들의 행정·의정 활동에 앙심을 먹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태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산업폐기물 처분장 건설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기후현 미타케마치의 야나기가와 요시로 쵸초(단체장)가 습격을 받고 도청을 당하는 등 청부폭력에 시달린 사건이 크게 문제화됐다.도청을 행한 자는 산업폐기물 처분장을 유치하면 크게 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되는 부동산 업자에 의한 청부 도청사건으로 드러났지만 습격사건은 미해결 상태.

사건후 시부야의원에 대한 폭력을 비난하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일어났다.

사이타마현 의회와 현내 기초자치단체 의회에서는 폭력을 비난하는 결의안이 잇따라 채택됐으며 주요 언론들도 사설을 통해 규탄 대열에 동참했다.

지방의원들이 쉽게 표적이 되는 것은 중앙정치인 만큼 주변에 사람들이 없어 범행이 쉽고 의원들은 협박받은 사실 등을 ‘지지자들이 위협을 느껴 떨어져 나갈까봐’쉬 발설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요즘 시부야의원에게는 각지의 의원들로부터 비슷한 체험을 겪은 사실을 토로하면서 공동대처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편지들도 답지하고 있다.

이바라기현 나카마치의 우미노 다카시(해야융)의원은 올해 토지구획정리사업에 대해 주민여론을 조사할무렵 전화로 ‘손을 떼라’.‘집은 화재 보험에 들었나’라고 협박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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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지방의원들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으며 협박의 대상이 되기 쉽다”면서 우선 폭력에 대한 정보교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도쿄=강석진 특파원>
1997-10-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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