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고인쇄문화 국제심포지엄’ 29일 개막

‘동서 고인쇄문화 국제심포지엄’ 29일 개막

김성호 기자 기자
입력 1997-09-22 00:00
수정 1997-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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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중 ‘인쇄술 최고’ 논쟁 재연/한­‘직지심체요절’ 가정 앞선 금속활자 입증/독­구텐베르크발명의 우수성·영향력 강조/중­인쇄술 모두 실크로드통해 서구 전파

인쇄술의 기원을 둘러싼 국제적인 첨예한 논쟁이 국내에서 벌어진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유네스코 독일위원회,청주시와 공동으로 오는 29일∼10월2일 서울과 청주에서 마련하는 ‘동서 고인쇄문화 국제심포지엄’이 그것으로 인쇄술과 관련된 동서양의 대표적 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동서양 인쇄술의 특징과 함께 사회문화적 배경과 영향,동서 인쇄술의 기원과 상호영향 등에 관한 다양한 시각과 견해가 표출될 예정이다.

한국측에서는 손보기교수를 비롯,천혜봉·최정호·박성래·한영우·윤병태·박문열 교수가 참여하며 독일에서는 유네스코 독일위원회 사무차장인 볼프강 로이터씨를 단장격으로 마인츠대학 구텐베르그 연구소장인 스테판 퓌셀 교수와 독일국립도서관의 요아킴 리어스 박사가 각각 구텐베르그 인쇄술의 특징과 서적 보존기술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다.프랑스에서는파리 소르본느대학의 원로석학 앙리 장 마르탱 교수가 극동인쇄사와 비교적 관점에서 유럽인쇄의 역사에 대해 점검하고 리용 인쇄박물관의 앨런 마샬 박사가 20세기 인쇄술의 변화에 대해 발표한다.중국에서는 올봄 한중간 인쇄술의 기원논쟁과 관련해 성전을 선포하겠다는 극언을 한 바 있는 중국 과학사연구소의 반길성 교수,일본에서는 구보타 국제협회의 구보타 테르조 박사,쿠슈 산교대학의 아키히로 기노시타 교수,후지 테크노사의 게이이치 이시가와씨가 참가해 각각 자국의 입장에서 인쇄발달에 관한 논문들을 발표한다.

이번 심포지엄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과연 인쇄술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됐나를 밝히는 부분이다.한국을 비롯해 독일·중국 등 각국이 각각 나름대로 근거를 들어 최고 인쇄술을 입증하려는 분위기에서 얼마만큼 세계적으로 공인될만한 자료와 근거가 제시될지 첨예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그도 그럴것이 한국에서는 현존하는 최고의 인쇄물(목판인쇄물의 석가탑 무구정광다라니경,금속활자 인쇄물의 청주 흥덕사간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 발견된 것을 비롯,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팔만대장경과 규장각에 보존돼 있는 엄청난 양의 고인쇄물이 있다.서양에서는 구텐베르그 인쇄술이 세계최초의 인쇄술로 알려져 있었지만 1972년 유네스코가 개최한 ‘세계도서의 해’ 기념 전시회에서 프랑스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직지심체요절이 출품됨으로써 한국에서는 이미 구텐베르그보다 수세기 앞서 금속활자 인쇄가 실용화되고 있었음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다.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아직까지도 소수 전문가들만 알고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참석자들 가운데 한국측 학자들은 독특한 선비문화가 이룩한 찬란한 인쇄물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독일은 대량인쇄와 그것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야기한 구텐베르그 인쇄술의 기술적 우수성과 인류문화에 끼친 영향을 강조한다.한편 중국은 인쇄술을 그들의 소위 4대발명의 하나로 단정하고 목판인쇄발명­비금속활자발명­금속활자발명의 도식을 내세워 모든 인쇄술이 중국에서 기원하였음과 서구의 인쇄술도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에서전래된 것으로 주장한다.<김성호 기자>
1997-09-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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