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세수 맞춰 세출짜기

내년 예산 세수 맞춰 세출짜기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1997-08-20 00:00
수정 1997-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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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SOC·교육투자에 기용지원 바닥/세수 늘지 않는한 교육세 등 인상 불가피

내년도 예산은 ‘긴축성 균형예산’으로 볼 수 있다.과거 10%를 훨씬 상회하는 예산 증가율에 비추면 정부가 허리띠를 꽤 졸라 맸다.세금이 내년에도 크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재정지출을 5∼6%로 묶은 것은 분명히 긴축이다.세수에 맞춰 세출을 짜는 예산의 ‘구조조정’ 이라고도 한다.

그렇지만 재정경제원이 늘 말해온 ‘초긴축 예산’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예산편성 대비 내년 예산 증가율은 5∼6%이지만 실제 지출된 예산 증가율로 따지면 긴축이 아니라는 것이다.올해 세수부족액 3조5천억원을 충당하기 위해 정부가 1조5천억원 예산을 절감하고 지방 교부금을 7천억원 줄이면 올해 지출될 실제 예산은 69조2천억원이다.따라서 정부가 당초 편성한 예산(71조4천억원)을 기준으로 5∼6% 증액한 내년 예산규모를 실제 지출예산에 맞춰 역산하면 내년 예산 증가율은 8.3∼9.4%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감으로 느끼는 내년 예산은 무척 빠듯하다.총예산 기준으로 내년에 증액되는 예산 규모는 3조5천억원에서 4조2천억원 정도이다.올해 증액된 8조5천억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때문에 일반회계만을 놓고 볼때 ‘쓸 데는 많지만 재원은 없는’ 상황이다.

당장 방위비의 경우 김영삼 대통령이 5% 이상에서 최대한 증액하라고 했음에도 불구,6%를 넘기기는 어렵다.이같은 증가율은 지난 84년 0.9% 이후 최저치이다.국방부가 요구한 12.7%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더욱이 창의적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교육투자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확충은 줄이지 말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따라서 예정처럼 SOC에서 10%만 증액해도 1조원이 소요되고 교육개선투자비는 2조원 이상 필요하다.방위비까지 합치면 내년에 가용할 자원은 거의 바닥이 난다.인건비 인상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수준이다.

때문에 정부는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재정융자특별회계(재특회계)에 1조원을 지원하고 교육투자와 SOC 확충을 위한 별도의 재원대책을 강구하고 있다.여기서 내년 예산의 또하나 특징인 ‘편법성 재정운용’이나타난다.예컨대 공자기금은 국민연금 등의 기금예탁으로 자금을 조달,이 가운데 일부를 재특회계에 지원한다.

지원금이 많으면 일반회계에서 나가는 재특회계 지원규모가 적으므로 일반회계 운영에 여유가 생긴다.그러나 국민연금은 실세금리(연 11.5%)보다 싼 이자(연 10.3%)로 공자기금에 맡겨야 한다.이자를 실세화한다고 하지만 국민연금으로서는 자금운용에 부담이 아닐수 없다.

뿐만 아니라 교육세와 교통세 인상으로 교육투자와 SOC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재경원은 확정된 바 없다고 하나 내년에 세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교육세 등의 인상은 불가피하다.이들 세금은 특별회계로 바로 편입되거나 일반회계 세입으로 잡혔다가 특별회계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예산규모에는 지장을 주지 않는다.그러나 세금은 국민부담이다.

따라서 내년 예산을 겉으로만 보면 긴축예산인 것 같으나 속을 들여다보면 정부의 지출은 다 챙기는 ‘묘한’ 예산안이다.<백문일 기자>
1997-08-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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