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정(외언내언)

어떤 모정(외언내언)

송정숙 기자 기자
입력 1997-08-01 00:00
수정 1997-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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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채만한 트럭이 달려들며 순식간에 나락으로 구르던 그 순간에도 좁은 택시 뒷좌석에 공간을 만들어 어린 남매를 밀어넣고 자신의 몸으로 덮치는 위험을 버텨 아이들은 살게 하고 자신은 목숨을 던진 어머니.그 눈깜짝할 순식간에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놀랍고 위대한 이 살신의 모정이야기는 연일 30몇도를 오르내리는 찐가마솥 같은 더위를 잠깐 잊게 할 만했다.

그래서인지 모든 매체가 거의 모두 이 기사를 다루고 있다.그러나 생각해보면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이런 어머니 이야기는 이밖에도 많이 있을 것이다.왜냐하면 그것은 모든 모정의 본능이기 때문에 모든 어머니는 그럴 준비가 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그러므로 이 일이 별일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다.그런 어머니를 예사로 빼앗아가는 우리 거리의 무법스러움과 비정이 새삼스레 분노스럽다.

트럭들은,덩치가 큰 트럭일수록 더욱이 거칠어서 곁을 지날때마다 빨려들어 역살당할 것 같은 불안을 느끼게 한다.폭주족이 날뛰는 고속도로도 아니고 밤이 깊어 달려대는 길도 아닌 대낮의 시내에서이런 사고가 생길만큼 난폭스럽고 거친 것이 우리의 운전문화다.별안간 쏟아진 비는 길을 미끄럽게 하여 사고나기가 아주 쉬운 법이지만 크고 무거운 차들일수록 이런때 속력을 더 낸다.이런 난폭운전을 집중 감독하는 것도 단속반이 할 일이지만 그런 기대는 할 수도 없다.

그러니까 이렇게 생명을 걸고 아이들을 지킬 각오가 되어있어야 하는 것이 우리네 어머니들이다.어머니들이 「내아이」를 지켜야할 일은 그 밖에도 너무 많다.학교 폭력에서 지켜야 하고 부당한 내신에서도 지키기위해 길에 나서서 투쟁해야 한다.유난히 자식위한 각오가 투철한 것이 우리 어머니들이기도 하다.어머니들의 그런 열정이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것에 이바지하도록 사회가 안정되고 성숙했으면 오죽 좋겠는가.단란하고 행복한 가족에게 닥친 불행이 너무 가슴아프다.이 황당한 불행에 차마 눈을 못감았을 젊은 어머니의 영전에 명복을 빈다.<송정숙 본사고문>

1997-08-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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