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아해법 ‘골치’/우회지원땐 정책일관성 흐트러져

정부 기아해법 ‘골치’/우회지원땐 정책일관성 흐트러져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1997-07-25 00:00
수정 1997-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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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돕자기 WTO협정이 발목잡고 놔두자니 경제전반 엉망 우려

정부가 기아문제로 고심하고 있다.나서서 돕자니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걸리고 가만히 있자니 경제전체가 엉망이 될지도 모른다.

정치권이나 금융권은 한국은행 특별융자등 직접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자칫 보조금 지급으로 간주,상계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강만수 재경원 차관은 WTO 체제에 저촉될 기준으로 ▲정부나 공공단체가 직접 지원할 경우 ▲특정기업에 한정될 경우 ▲지원으로 말미암아 해당 기업의 경쟁력이 지나치게 강화될 경우 등 세가지를 들었다.

강차관은 “WTO 체제하에서 정부의 운신 폭이 좁아지고 있다”며 “현재 이같은 제한을 받지 않는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특히 제일은행이나 기아의 결손을 정부가 직접 도울 경우 특정성 시비가 일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정부가 기아에 지급보증을 선다든가 제일은행에 대해 한은 특융을 지원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정의동 재경원 대변인도 “한은 특융은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일은행이 지급불능 사태에 빠지거나 금융시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경우 특융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정부가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지원책은 금융권을 완충장치로 한 우회적인 지원방안이다.정부가 24일 국고여유자금 5천억원을 종금사에 15일간 예치한 것은 직접적인 지원도 아니고 특정기업에 한정된 것도 아니다.정부가 말하는 금융질서 안정을 위해서다.

은행에 대한 지원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예컨대 금융거래를 해칠수 있는 기준을 마련,이에 해당하는 은행을 지원하면 큰 문제가 없다.또한 기아에 대한 대출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기아는 금융비용 부담이 줄고 출자전환해 준 은행은 정상화됐을 경우 시세차익을 챙기면서 경영권도 갖게 된다.

그럼에도 정부 일각에서는 이같은 조치가 선례를 남길수 있오 고민이다.사장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정부 방침이 기아에 예외를 인정한다면 정책의 일관성이 흐트러질 것이라는 지적이다.<백문일 기자>
1997-07-2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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