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아직도 우주기술 최강국/예브게니 바자노프(지구촌 칼럼)

러시아는 아직도 우주기술 최강국/예브게니 바자노프(지구촌 칼럼)

바자노프 기자 기자
입력 1997-07-21 00:00
수정 1997-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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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인류 역사상 첫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가 성공적으로 발사됐을때 소련은 전국적으로 기쁨에 들떠 환호했다.미국등 ‘바깥세계’는 놀라움과 함께 엄청난 쇼크를 받았다.지구상에서 두번째 초강대국이 태어나는 순간이었다.우주탐험을 놓고 미국과의 경쟁의 닿을 올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57년 인공위성 첫발사

수십년동안 모스크바 정부는 우주경쟁에서 워싱턴정부를 앞서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이 ‘우주경쟁’을 군사적 우위를 가름하는 선전도구로 사용했다.우주경쟁에서 미국을 이긴다는 것은 곧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보다 우월하다는 의미로 이용됐다.‘스푸트니크’호는 라이벌인 미국보다 성능이 우수한 미사일을 개발하는데도 도움을 줬다.또 지상에서 미국을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져다 주었다.상대방의 대량살상무기 공격을 미리 방지하는 데도 효력이 컸다.

우주게임은 처음에는 소련 정부가 (미국보다)우월했다.크렘린 정권은 첫 남성우주인을 우주궤도에 보낸데 이어 첫 여성우주인,나아가 최초 두 우주선을 미국보다 먼저 쏘아 올리는데 성공했다.소련의 우주인은 사상 최초로 우주선에서 나가 우주유영도 해보였다.소련 당국은 소련의 우주선이 지구선회를 가장 많이 하는등 상당기간 우주분야에서의 각종 진기록을 경신해 나갔다.우주인들은 소련에서 최고 영웅대접을 받았으며 전소련국민들은 이들때문에 매우 자긍심이 높았다.당시 수백만명의 소년,소녀들은 미래에 우주탐험가가 되는 일이 꿈이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60년대 말로 접어들면서 부터 미국은 소련을 우주경쟁에서 따라잡기 시작했다.가장 눈에 띄는 약진은 1969년 인간의 달 착륙.미국이 기세를 부리는 동안 반대로 소련은 주춤하기 시작했다.소련식 사회주의 경제는 어려움에 봉착했고 우주경쟁을 뒷받침하는데 한계에 다다랐다.그러나 소련은 우주인을 상주시킬수 있는 우주정거장 분야만큼은 여전히 미국을 압도했다.

고르바초프 전 소련대통령의 개혁·개방시대가 열리면서 모스크바와 워싱턴정부는 서로 우주경쟁에서 이기려는 이데올로기적 모험을 중단했다.함께 일하기 시작한 것이다.이런탓에 상당액의 국가재정이 절약됐고 우주탐험 분야에서의 지적능력을 더욱 풍부하게 했다.소련과 미국은 공동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관련분야에서의 분업을 이뤄나갔다.예를 들어 크렘린측은 화성탐사에 더이상 돈을 쏟아붓지 않았고 미국은 우주정거장분야에 더이상 연연하지 않게 됐다.

○소붕괴후 투자 주춤

소련이 붕괴되자 상황은 달라졌다.소련경제가 훠청거리면서 우주개발 투자가 대폭 감축된 것이다.러시아정부는 우주과학자들에게 살길을 스스로 찾으라며 예산지출을 대폭 삭감했다.우주탐험은 ‘사치’로 인식됐고 당장 ‘끼니거리’에 신경를 써야만 했다.이같은 철학은 당분간 지속됐다.

러시아 국민들은 우주탐험비,막대한 국방비를 줄이거나 서방으로부터의 ‘은전’을 기대하며 생활여건을 개선시켜줄 것을 더 절실히 바랐다.현재까지도 국민감정은 보다 현실적이다.그러나 어떤 나라도 러시아를 돌봐주지않을 거라는 인식이 지식인들 사이에 일기 시작했다.또 삭막한 국제정치·경제무대에서 경쟁해 나가는 것만이 필요하다는 것을 동시에 알아차렸다.

우주개발기술과경험은 러시아가 아직 세계의 지도국가임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임을 누구도 부인못한다.동시에 해외로부터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확실한 요소이기도 하다.러시아 정부는 우주탐험이 동결될 경우 그만큼 우주경쟁에서 뒤쳐질 것이며 이후 영원히 따라잡기 힘들다고 생각한다.인류의 미래는 우주탐험에 달려 있다고도 본다.때문에 크렘린측은 최근 중대한 조치를 내렸다.우주메커니즘의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우주분야를 재생시키기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러시아는 낡은 우주정거장 미르를 다시 이용하기 시작했다.러시아는 외국의 우주인을 미르에 승선시키며 달러를 벌어들였다.우주관련산업 구조개편에 나서 일부 부서가 합병되거나 없어졌다.과거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한 예산이 다시 투입되기 시작했다.

○마케팅기법 도입해야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주기술에 있어 러시아의 잠재력은 아직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규모나 다양성이 아직 미국보다 우월하다.최근 미국의 한 우주과학자는 “미국 국내에서 제작하는 것보다 러시아로부터 수입된 우주기술을 사는 것이 낫다”며 러시아의 첨단우주기술 우위를 인정한다.소련시대때는 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COCOM)때문에 과학기술의 모든 것을 자체 설계·제작해야 한 적이 있었다.이것이 결과적으로 러시아가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는데 도움을 준 아이러니컬한 면도 없지 않다.우주공학은 물론 인공지능,광학기술,생화학,반중력기술,환경탐사기술등이 그것이다.

우주탐사에 관계되는 이러한 기술력 보유때문에 현재 모스크바와 워싱턴정부는 서로 협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현재 미르에서 미국 우주인이 러시아 우주인과 함께 일을 하고 있고 해저기지에서 위성을 쏘아 올리는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중에 있다.유럽의 우주산업 전문가들의 평가에 따르면 마케팅기법만 자리잡으면 향후 15년안에 러시아는 세계의 우주기술시장을 주름잡을 것이라고 확신하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러 외교아카데미 부원장>
1997-07-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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