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주주변동 ‘소용돌이’

통신업계/주주변동 ‘소용돌이’

박건승 기자 기자
입력 1997-06-13 00:00
수정 1997-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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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주 처분 틈탄 재계의 인수경쟁 치열/신세기통신­LG·대우 등 매각주 삼성서 인수설/온세통신­한라 등 「범현대사단」 최대주주 부상/데이콤­PCS 허가관련 LG 주식매도 ‘군침’

정보통신사업에 참여하려는 재계의 물밑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통신업계가 주주 변동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의 여파로 자금난을 겪는 통신업체 주주사들이 보유 주식 매각을 추진함에 따라 이들의 지분을 인수하려는 업계의 경쟁이 뜨겁다.주주간 지분 변동은 경영권과 직결되는 중대 사안이라는 점에서 통신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제2이동전화사업자인 신세기통신의 경영권 향방.

업계에 따르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대농그룹이 신세기통신 주식 6만6천주(0.01%)를 이달안에 전량 매각키로 결정했다.LG그룹도 개인휴대통신(PCS)사업의 시설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신세기통신 주식 1백98만주(2.83%)를 곧 팔 예정이다.신세기통신 주식의 3% 가량이 시중에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신세기통신의 양대주주인 포철(14.8%)과 코오롱(13.9%)의 지분차이가 불과 0.99%인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대주주가 바뀔 수 있는 물량이다.

신세기통신측은 『포철과 코오롱이 지분 비율에 따라 주식을 인수할 예정이므로 최대 주주자리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업계는 『1대 주주인 포철의 대규모 투자가 지연되고 있는데다 2대 주주인 코오롱도 적극적인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대주주 변동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신세기통신은 그동안 근소한 지분 차이에서 비롯된 경영권의 불안정으로 SK텔레콤과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번 기회에 삼성이 아예 신세기통신을 인수할 것이라는 설도 꾸준히 나돈다.

제3국제전화사업자인 온세통신도 최근 주주의 변화를 겪었다.

롯데·한라·일진·해태·아세아시멘트·금강·고합·동아 등 8개 업체가 6.55%의 동일 지분을 갖고 있다가 대륭정밀의 경영권이 아세아시멘트로 넘어가면서 이 지분을 금강그룹이 인수했다.업계에서는 한라와 금강 등 「범 현대사단」이 13.1%의 지분을 차지해 사실상 최대 주주로 떠오른 점을 주시하고 있다.

데이콤의 경영권 다툼 불씨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LG그룹이 PCS사업권 허가 조건인 「데이콤 주식을 5%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기 위해 보유지분 9.35% 가운데 적어도 4.35%를 곧 매각할 예정이기 때문이다.따라서 LG와 근소한 차이로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동양그룹과,정보통신 분야에서 LG의 독주를 막으려는 삼성·현대 등 대기업간에 데이콤 지분 확보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이같은 통신업계의 지분 변동은 신규 통신사업자 선정에 이은 또 하나의 통신사업권 쟁탈전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신규 통신사업자가 대부분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백개가 넘는 소액 주주로 이뤄져 있어 이들의 지분 이동에 따라 대주주 자리가 영향을 받는 사례는 앞으로 부쩍 늘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통신사업자간에 인수·합병(M&A)이 허용되면 대주주 자리를 놓고 벌이는 다툼이 모든 통신업종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박건승 기자>
1997-06-13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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