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만 부추긴 시청 「신청사 선정」/조순 시장

투기만 부추긴 시청 「신청사 선정」/조순 시장

입력 1997-06-07 00:00
수정 1997-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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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례 미뤄오다 “연내 확정 않겠다”/시장 최대공약이 2년만에 공약으로

조순 서울시장이 최대 공약사업으로 추진해온 신청사 건립 후보지 선정이 4차례 연기를 거듭한 끝에 6일 사실상 백지화됐다.

시민들은 그동안 서울시가 교통,환경문제 등 시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산적한 현안은 제쳐둔채 청사건립에 매달린 결과 파생된 여론 분열,부동산 투기조장,세금 및 인력낭비,시정에 대한 불신 등 갖가지 부작용에 대한 책임은 누가지느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후보지로 선정돼 이전투구식의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인 용산(미 8군부지),성동(뚝섬),중구(동대문운동장),영등포(여의도),동작(보라매공원) 등 5개 구 공무원과 주민들은 깊은 허탈감에 빠져있다.

이들은 3천7백2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일본 동경도청사에 버금가는 「통일이후를 대비한」 매머드급 청사를 지으려는 서울시의 전시행정이 빚어 낸 어처구니 없는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구청 관계자 및 구의회 의원,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신청사부지 유치를위해 「구세」와 「구운」을 걸고 각축을 벌여왔다』면서 『구민들에게 무엇이라고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청사 선정작업은 지역주의로 인한 여론분열과 함께 대상지역의 부동산 가격인상마져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았다.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뚝섬지구의 동아·현대그린·한진타운·현대아파트와 보라매공원 주변의 아파트 가격은 신청사 유치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에 값이 서울지역의 평균 상승율을 크게 웃돌았다.

조 시장은 신청사 후보지 선정을 위해 지난해 2월 신청사기획단을 발족하고 그해 8월 전문가들로 구성된 신청사건립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그해 10월까지 위치를 선정,발표하겠다고 약속했었다.그러나 조 시장은 선정시기를 그해 12월24일로 미룬데 이어 지난 2월19일로 약속한 선정시기를 또 다시 지난 6월5일로 연기했었다.

공약과는 달리 우유부단하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결국 이해 관계자들의 다툼에 두손을 들고 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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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시장은 『각계의 이해가 얽힌 후보지를 섣불리 결정할 경우 시민여론이 분열되는 등 엄청난 파문이 예상되기 때문에 후보지 선정시한을 올 해안으로 못박지 않겠다』고 말해 사실상 임기중 후보지 선정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조시장은 이어 『결과적으로 시민과의 약속을 어기게 된 셈이지만 시민들이 충분히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1997-06-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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