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시장 이렇게 썩다니…(사설)

사교육시장 이렇게 썩다니…(사설)

입력 1997-06-05 00:00
수정 1997-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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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고 한심하다.서울시내 유명입시학원들이 고액과외에 앞장서고 거액의 세금을 포탈해 오다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된 사건은 우리 사교육의 부끄러운 현실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입시학원의 비리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고 이미 널리 알려진 공공연한 사실이라지만 이 정도로 사교육 시장이 썩어 문들어졌다니 놀랍다.

출석부를 조작하고 이중장부 작성을 통한 교묘한 탈세방식도 놀랍지만 옛날 술집에서 이용됐던 이른바 「스탠드바 분양방식」이 과외학원에서도 사용됐다는데는 기가 막힌다.게다가 1대1의 개인과외가 속칭 「돼지키우기」란 이름으로 일부 보습학원에서 이루어졌다는데는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학생을 돼지로 생각하는 철저한 장사꾼들이 판을 치는 학원가에서 「교육」이 설 땅은 아예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 막돼먹은 장사판이 입시산업의 거대한 조직으로 질기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은 공포스러운 일이기도 하다.이번 검찰수사에서 적발된 학원 가운데는 종로·대성·정일·고려학원 등 학원가의 이른바 명문들이 총망라돼 있다.이 학원들은 대학입시와 관련해 언론의 주요 취재대상이 될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은 곳이다.그중 일부 학원장들은 대통령의 자문기관인 교육개혁위원회 위원으로,교육행정을 감시하는 서울시교육위원으로 활동했거나 하고 있다.고양이에게 생선을 지키도록 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사교육 못지않게 공교육도 오염돼 있다는 사실이다.모의수능시험이나 부교재를 채택하는 대가로 사설학원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교사가 2천명이나 된다는 것은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 불행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학원에 학생을 소개해주고 10만원의 사례비를 받는 교사들도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고액불법 개인과외를 하는 현직교사가 100여명에 이르고 그중 한 교사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는 것은 교사들의 양식마저 마비돼가고 있지않나 하는 우려를 안겨준다.그런 교사는 전체 교사중 하는 우려를 안겨준다.그런 교사는 전체 교사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겠지만 교직사회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킬 것이다.

이같은 불법과 탈법을 막아야할교육당국과 교육위원들까지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으니 과연 누구를 믿어야 할지 답답하다.총체적으로 썩어가는 교육현장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관련자 전원을 철저히 가려 엄단해야 할 것이다.과외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시간이 걸린다 할지라도 과외로 인한 부조리는 발본색원해야 한다.관계법을 고쳐야 한다면 빨리 고치고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단속인원도 늘리고 「외압」을 행사하는 비호세력도 차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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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사설학원도 교육기관인 만큼 그 책임을 자각해야 하고 교사들도 잘못된 관행의 고리를 과감히 끊어버려야 하며 학부모들도 이제는 전혀 효과가 없어진 「족집게 과외」를 맹신하면서 고액과외비를 지출하는 조바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1997-06-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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