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포럼 대북정책간담회 키신저<전 미 국무> 발언내용<요약>

마포포럼 대북정책간담회 키신저<전 미 국무> 발언내용<요약>

입력 1997-05-16 00:00
수정 1997-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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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인도적 차원 사용 입증때 지원해야/미,월남실패 교훈삼아 북과 대화때 한국 배제말아야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15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문민정부 전직 장·차관급 출신의 모임인 「마포포럼」이 마련한 대북정책 조찬간담회에 참석,대북식량지원과 한반도 4자회담 문제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이날 토론식 간담회에서 키신저 전장관이 밝힌 내용을 간추린다.

외교정책의 근본적인 원칙은 우방에 대한 지지로부터 시작돼야 한다.우리의 적을 즐겁게 하는 원칙에는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식량지원문제 등 대북정책도 이런 측면에서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식량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이 원조 식량을 군사용으로 비축하는 등 체제 유지를 위해 악용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반면 인도적 차원에서 그리고 북한의 체제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식량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나는 양측의 논쟁을 이해하지만 개인적으로 많은 양의 원조에는 반대한다.식량원조로 북한같은 체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이다.북한이 원조 식량으로 체제를 연장하려 한다는 의구심은 나름대로 판단의 근거를 갖고 있다고 본다.

또한 식량지원이 중국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중국은 적절한 수준에서 북한보다 한국을 더 선호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북 식량지원은 오직 인도적인 차원과 수준이라는 점이 확실히 입증될 때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물론 나의 견해는 지원을 통해 개방을 유도하려는 미국 정부의 입장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며 개인적으로 미국 정부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최근 대북식량지원 문제를 다루는 학술세미나 등에서 참석 인사들이 북한 체제의 연착륙을 논의하지만 실제 현실은 다르다.대량 원조는 연착륙이 아닌 체제의 연장에 불과하다.내가 현재 미국 정부에 몸을 담고 있다면 「살아남기 위한」 원조는 찬성하되 절차와 방법에 있어서는 한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도록 맡길 것이다.

다시말해 북한이 적어도 한국관계에서 진전을 보여야 하고 원조는 한국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며 긴급상황을 해결하는 수준의 원조에 그쳐야 한다는것이 대북 식량지원의 3가지 원칙이어야 한다.특히 미국내에서 북한내부 사정에 대해 여러가지 상충되는 보도가 많은 현 시점에서 동·서독의 통합과정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통일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이나 일본,러시아 누구도 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미국은 한반도의 「통일」을 바라볼 용의는 있지만 그렇다고 막대한 비용을 댈 의사는 없을 것이다.정확하게는모르겠지만 한국도 통일비용이 많이 드는 점 때문에 입장이 비슷하리라고 추측된다.

통일문제에 대한 진전이 있으려면 북한체제의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변화의 조짐이 조금도 없다.통일이 가까운 시일내에 이뤄질 것 같지도 않다.그러나 한국도 북한 붕괴의 시나리오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한다.

현재 한국을 방어하기에는 한국군만으로 충분하다.북한은 국내 문제의 위상을 고려해 중대하게 위험한 도발은 감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만약 북한이 도발하더라도 4∼5일 이내에 주변국들이 도발을 반대할 것이며 한국측 방어력 만으로도 충분히 막을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 4자회담의 원칙은 남북대화이며 대북 원조문제와 마찬가지로 4자회담의 진행 책임도 한국에 있다고 생각한다.월남의 실패는 미국과 월맹의 대화에서 월남을 배제한 것에서 비롯됐다.이런 잘못이 한반도에서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1997-05-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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