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각오하고 불량학생을 고발한 서울 구로구의 한 고교 1년생 광성군(16·가명)의 이야기는 학교폭력의 실상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아울러 학교폭력 근절을 누누이 외치며 내놓는 관계기관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회의를 품지 않을수 없게 한다.
광성군이 지난 16일 아침 등교길에 그동안 틈틈이 사모은 진통제를 한알 한알 먹으며 걸어서 학교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엔 38알이 든 약봉지가 바닥이 났다.어지럼증을 느끼며 교무실 문턱을 넘어서자마자 쓰러지며 전날 밤새 적은 쪽지를 담임 선생님에게 전했다.내용은 놀랍게도 급우 가운데 불량학생 3명이 자신과 다른 친구들을 이유없이 때리고 금품을 빼앗으며 도시락을 먹어치우곤 해 공포에 떨고 있다는 것이다.그런데도 보복이 두려워 아무도 그 학생들을 담임 선생께는 물론,부모에게조차 말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도 담고 있었다.더욱 기막힌 내용은 이들과 400원 때문에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을 당한 영수군(17·가명)이 지난달 24일 이들의 괴롭힘에 견디다 못해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가출,지금 어딘가에서 방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을 괴롭힌 학생들은 지난해 인근 공고에서 퇴학당한뒤 교육부의 중퇴생 복학조치에 따라 지난달 이 학교로 다시 입학한 학생들로 24일 모두 구속됐다.자살을 기도하면서까지 이들을 고발한 광성군도 다행히 병원으로 급히 옮겨져 치료를 받고 이들이 구속되던 날 다시 등교했다.
이 문제는 이렇게 일단락됐지만 이로써 이 학교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분명하게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답답한 생각만 더 드는 것도 우리 모두 함께 느끼는 심정이다.
학교폭력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지도 오래 됐다.중·고교생들을 공포에 떨게하는 학교폭력은 위험수위를 넘어 그야말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당국은 문제학생이 노출될 때만 처벌하고 단속하는 대증요법 차원의 처방에만 매달리고 있다.근본원인을 찾아내 하나하나 인내심을 갖고 치료해야 하리라 본다.그 처방의 밑바탕에는 사랑이 감초처럼 있어야 할 것이다.문제학생도 피해학생도 모두 따뜻한 사랑을 갈망하는 우리의 자식들이다.<최홍운 논설위원>
광성군이 지난 16일 아침 등교길에 그동안 틈틈이 사모은 진통제를 한알 한알 먹으며 걸어서 학교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엔 38알이 든 약봉지가 바닥이 났다.어지럼증을 느끼며 교무실 문턱을 넘어서자마자 쓰러지며 전날 밤새 적은 쪽지를 담임 선생님에게 전했다.내용은 놀랍게도 급우 가운데 불량학생 3명이 자신과 다른 친구들을 이유없이 때리고 금품을 빼앗으며 도시락을 먹어치우곤 해 공포에 떨고 있다는 것이다.그런데도 보복이 두려워 아무도 그 학생들을 담임 선생께는 물론,부모에게조차 말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도 담고 있었다.더욱 기막힌 내용은 이들과 400원 때문에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을 당한 영수군(17·가명)이 지난달 24일 이들의 괴롭힘에 견디다 못해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가출,지금 어딘가에서 방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을 괴롭힌 학생들은 지난해 인근 공고에서 퇴학당한뒤 교육부의 중퇴생 복학조치에 따라 지난달 이 학교로 다시 입학한 학생들로 24일 모두 구속됐다.자살을 기도하면서까지 이들을 고발한 광성군도 다행히 병원으로 급히 옮겨져 치료를 받고 이들이 구속되던 날 다시 등교했다.
이 문제는 이렇게 일단락됐지만 이로써 이 학교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분명하게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답답한 생각만 더 드는 것도 우리 모두 함께 느끼는 심정이다.
학교폭력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지도 오래 됐다.중·고교생들을 공포에 떨게하는 학교폭력은 위험수위를 넘어 그야말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당국은 문제학생이 노출될 때만 처벌하고 단속하는 대증요법 차원의 처방에만 매달리고 있다.근본원인을 찾아내 하나하나 인내심을 갖고 치료해야 하리라 본다.그 처방의 밑바탕에는 사랑이 감초처럼 있어야 할 것이다.문제학생도 피해학생도 모두 따뜻한 사랑을 갈망하는 우리의 자식들이다.<최홍운 논설위원>
1997-04-26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