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준비부족·당연루 해명 급급도 비난
『저렇게 뻔뻔스러울 수가…』,『천연덕스럽게 거짓말만 늘어 놓다니…』
7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선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의 증언에 대해 한보비리의 진상규명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직장 등에서 TV 생중계 방송을 지켜본 국민들은 정총회장이 결정적인 대목마다 「재판중인 사건은 말할수 없다」,「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하자 일제히 분통을 터뜨렸다.
더구나 진상을 규명해야 할 여·야 의원들조차 당리당략에 따라 자기 당의 연루설을 해명하느라 급급하는 모습에는 참담함마저 느끼는 듯 했다.
서울대 한상진 교수(사회학과)는 『청문회란 검찰이 피의자에 대해 확보한 사실을 토대로 공개된 자리에서 피의사실과 관련된 정치적인 덩어리를 풀어가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번 청문회는 정씨의 입에만 의존한 결과 무기력과 희화화로 일관,결국 국민의 허탈감만 조장했다』고 꼬집었다.
박성규 흥사단 사무총장(43)은 『국민의 대의기구인국회 청문회에서조차 정씨가 진실을 은폐한 것은 다시 한번 역사앞에서 죄를 지은 것』이라고 정씨를 단죄했다.
정은숙씨(29·주부·서울 도봉구 도봉2동)는 『조금이라도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시종일관 배짱으로 맞선 정씨의 태도는 국민을 우롱한 처사』라며 『의원들도 다른 당 흠집내기 보다는 의혹을 파헤치는데 힘썼어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동료들과 청문회를 지켜본 방승환씨(28·회사원·서울 마포구 아현3동)도 『정총회장의 진술거부는 예상했던 일이지만 의원들도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반복질문으로 시간만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참여민주사회연대 김기식 정책실장(32)은 『정씨는 국가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책임을 느끼지 못하고 의원들도 진상규명보다는 자기당 지도부의 연루설을 부인하는 소명기회로 삼는듯 했다』고 평가절하했다.
이국자씨(54·주부·서울 성동구 행당동)는 『국회의원도 정총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기 때문에 부패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5공 청문회에 이어 또한번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윤승식군(23·화공 3년)은 『답답할 뿐이다.이달 말까지 계속되는 청문회가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더 큰 실망감만을 안겨줄 뿐』이라고 토로했다.<강충식·박준석 기자>
『저렇게 뻔뻔스러울 수가…』,『천연덕스럽게 거짓말만 늘어 놓다니…』
7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선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의 증언에 대해 한보비리의 진상규명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직장 등에서 TV 생중계 방송을 지켜본 국민들은 정총회장이 결정적인 대목마다 「재판중인 사건은 말할수 없다」,「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하자 일제히 분통을 터뜨렸다.
더구나 진상을 규명해야 할 여·야 의원들조차 당리당략에 따라 자기 당의 연루설을 해명하느라 급급하는 모습에는 참담함마저 느끼는 듯 했다.
서울대 한상진 교수(사회학과)는 『청문회란 검찰이 피의자에 대해 확보한 사실을 토대로 공개된 자리에서 피의사실과 관련된 정치적인 덩어리를 풀어가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번 청문회는 정씨의 입에만 의존한 결과 무기력과 희화화로 일관,결국 국민의 허탈감만 조장했다』고 꼬집었다.
박성규 흥사단 사무총장(43)은 『국민의 대의기구인국회 청문회에서조차 정씨가 진실을 은폐한 것은 다시 한번 역사앞에서 죄를 지은 것』이라고 정씨를 단죄했다.
정은숙씨(29·주부·서울 도봉구 도봉2동)는 『조금이라도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시종일관 배짱으로 맞선 정씨의 태도는 국민을 우롱한 처사』라며 『의원들도 다른 당 흠집내기 보다는 의혹을 파헤치는데 힘썼어야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동료들과 청문회를 지켜본 방승환씨(28·회사원·서울 마포구 아현3동)도 『정총회장의 진술거부는 예상했던 일이지만 의원들도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반복질문으로 시간만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참여민주사회연대 김기식 정책실장(32)은 『정씨는 국가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책임을 느끼지 못하고 의원들도 진상규명보다는 자기당 지도부의 연루설을 부인하는 소명기회로 삼는듯 했다』고 평가절하했다.
이국자씨(54·주부·서울 성동구 행당동)는 『국회의원도 정총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기 때문에 부패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5공 청문회에 이어 또한번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윤승식군(23·화공 3년)은 『답답할 뿐이다.이달 말까지 계속되는 청문회가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더 큰 실망감만을 안겨줄 뿐』이라고 토로했다.<강충식·박준석 기자>
1997-04-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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