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한보」재수사(사설)

검찰과 「한보」재수사(사설)

입력 1997-03-23 00:00
수정 1997-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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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보관련 의혹에 대한 본격 재수사에 맞춰 수사의 야전사령관격인 대검 중수부장을 전격교체했다.우리는 이를 검찰에 대한 인책보다는 앞으로 한 점의 의문도 남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를 해나가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결연한 의지표명에 비중을 두어 받아들인다.

이제까지의 한보 수사결과를 놓고 국민 가운데 미흡한 축소수사라는 불만이 팽배해 있고 검찰에 불신의 시선이 집중되어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시중에 떠도는 온갖 추측과 설에 따라 엄청나게 불어난 국민의 수사결과에 대한 기대치를 확실한 증거와 법조문에 따라 엄격하게 이뤄지는 검찰의 수사가 만족시켜준다는 것은 애초 불가능한 일이다.때문에 국민관심이 큰 사건일수록 검찰은 축소수사를 한다고 비난을 받는 억울한 경우가 없지 않을 것이다.

특히 한보사건의 경우 철강회사허가에서 지원에 이르는 관계당국의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금융기관의 융자경위 등이 적절했는지 여부의 자체조사가 먼저 이뤄졌어야 했다.행정상 잘 잘못을 가리는 감사원 감사 등이 선행되는게 순서였다.그러나 곧장 검찰수사로 들어가는 바람에 수사과정에서 알려진 그간의 모든 조치가 위법인 양 인식돼 검찰의 부담을 가중시킨 결과가 됐다.지금이라도 행정부측 자체조사 등 보완조치가 바람직스럽다고 본다.

이제 검찰은 심기일전,분노와 자괴의 늪에서 털고 일어나 철저한 수사에 매진하는 의연한 자세를 보일 때다.국가체제·국법질서를 지키는 보루인 검찰이 더이상 흔들려서는 안된다.정치권도 어떤 형태로든 검찰수사에 개입하거나 검찰을 희생양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결코 국민이 용납치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재수사에 앞서 여러 새로운 자료가 검찰 앞에 제시되고 있다.검찰은 외압의 실체든,정치권의 추가비리든 드러나는대로 밝혀내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그것이 바로 해이해진 국법질서를 다잡아 국기를 튼튼히 하는 길이다.

1997-03-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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