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사용 권총 어떤 종류일까

테러사용 권총 어떤 종류일까

강충식 기자 기자
입력 1997-02-19 00:00
수정 1997-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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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닝이다”·“아니다” 2차례 번복/총기명칭은 실물 발견돼야만 가능

이한영씨 피격에 사용된 권총의 종류를 놓고 경찰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안기부·기무사·경찰청 감식반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는 지난 15일 이씨가 피격된 직후 현장에서 발견된 두개의 탄피와 소음기를 장착했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근거로 범인들이 사용한 권총은 22구경 브라우닝 권총이라고 추정,16일 발표했다.

경찰은 그러나 1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 수거된 탄환이 25구경 체코제 탄알인 것으로 밝혀지자 『구경만 맞으면 이 탄환이 다른 권총에도 사용될 수 있다』며 권총이 브라우닝이 아닐 수도 있다고 하루만에 뒤집었다.

경찰은 다시 18일 상오 『25구경으로는 브라우닝 권총에만 소음기를 달 수 있다』고 범행 총기가 브라우닝 권총임을 강조했다.지난 95년 10월 부여 무장간첩 박광남과 지난해 9월 강릉에 침투한 무장공비가 25구경 브라우닝권총을 사용했던 사실을 그 사례로 들었다.

경찰청 관계자도 이날 하오 『이씨의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브라우닝으로 판단된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날 하오 6시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이정필 총기실장(54)은 분당경찰서에서 기자회견을 자청,『구경만 일치하면 브라우닝 권총을 포함해 어떤 총기에서도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25구경의 체코제 탄알을 발사할 수 있다』고 말해 브라우닝권총이 아닐수 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실제로 25구경 권총은 이탈리아의 「리가미」와 「브레베토」,독일의 「모제르」 등 100여종에 이른다.

이실장은 소음기와 관련,『브라우닝권총을 포함해 25구경의 어떤 권총에도 총구의 홈을 판다든지 총구를 깎는 등 조금만 변조하면 소음기를 장착할 수 있다』며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전문가들은 탄알에 맞는 권총을 자유롭게 만들수 있다』고도 말했다.

범행에 사용된 총기가 도대체 어떤 종류인지 더욱 아리송할 뿐이다.

권총의 구경은 탄피 및 탄환만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그러나 총기의 명칭이나 제작회사는 범행에 사용된 총기가 발견돼야만 알 수 있다.

경찰은 번복을 거듭한 끝에 현재로선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라는 여러 정황을들어 범행 총기가 브라우닝권총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강충식 기자>
1997-02-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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