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근 영사 살해수법과 흡사/이씨 피습사건 분석

최덕근 영사 살해수법과 흡사/이씨 피습사건 분석

주병철 기자 기자
입력 1997-02-17 00:00
수정 1997-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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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시간 사전 파악 등 범행 치밀하게 계획/북 “보복”선언 직후 피습… 범인 숫자도 같은듯/둘다 일격에 치명상… 「살인 전문가」 소행 추정

이한영씨 피습사건은 지난해 10월에 발생한 최덕근 주블라디보스토크 영사 살해사건과 범행수법과 상황 등에서 흡사한 점이 많아 북한의 소행임을 추론케 해준다.

두 사건의 유사점으로 무엇보다 먼저 치밀한 범행수법을 꼽을 수 있다.범인들은 피습에 앞서 여성월간지 동료기자를 사칭,이씨의 귀가시간 등을 파악한 뒤 아파트 현관입구에서 기다리다가 순식간에 범행을 저질렀다.최영사 살해사건 때도 범인들은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작동되지 않은 점을 미리 파악하고 최영사의 집 아래층인 6층에서 기다렸다가 3층으로 끌고와 살해했다.

북한이 『천배 백배 보복하겠다』고 공언한 직후 범행한 점도 유사하다.북한은 최영사는 잠수함 침투사건 직후,이씨는 황장엽 비서 망명 요청 직후 보복의사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범행가담 숫자도 비슷하다.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영사의 피살현장에는 범인 3명이 있었던것으로 확인됐다.이번에 이씨를 피격할 때도 2명은 범행에 가담하고 1명은 도주용 차량에서 망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범행 직후 포위망을 쉽게 벗어난 점 등이 이를 반증한다.

이씨와 최씨가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의 치명상을 입은 점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최씨는 둔기로 머리 등에 치명상을 입은 뒤 최후의 일침으로 독침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이씨 역시 결정적인 부위라 할 수 있는 이마와 가슴에 총탄을 맞았다.전문가들만이 동원할 수 있는 범행수법이다.<주병철 기자>
1997-02-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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