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정보통신계/개방파고에 무한경쟁 예고

97 정보통신계/개방파고에 무한경쟁 예고

박건승 기자 기자
입력 1997-01-10 00:00
수정 1997-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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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굴지기업 국내장비시장 잠식 가시화/연말까진 통신서비스 분야까지 공략 전망/국내업체 전략적 제휴 등 살아남기 각축 치열할듯

97년 국내 정보통신계는 세계 통신시장 개방을 맞아 유무선 전분야에 걸쳐 적자생존의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오는 98년 통신시장 개방을 앞두고 세계 굴지의 통신기업들이 국내 통신시장에 대한 공략을 가시화하면서 국내 정보통신계는 어느 해보다 격렬한 변혁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전망이다.

통신시장 개방에 대한 WTO 기본통신협상의 타결시한은 다음달 15일.예정대로 협상이 타결되고 나면 각국의 비준절차를 거쳐 98년 1월1일자로 정식 발효된다.

정부는 국내 통신사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을 유·무선 33%로 제한하는 내용의 양허안을 제시해 놓고 있으나 미국·유럽연합(EU)·캐나다 등 선진국의 압력으로 개방폭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특히 미국은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WTO각료회의에서 「오는 2000년까지 통신장비의 관세를 없앤다」는 내용의 정보기술협정(ITA)을 관철해낸데서 보듯이통신시장 전면개방애 대해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업은 세계적인 통신업체들의 한국시장 공략은 이미 시작됐다.미국 AT&T계열의 통신장비업체인 루슨트테크놀로지가 국내 업체를 따돌리고 신세기통신의 이동전화 교환국·기지국 장비를 납품한데 이어 한솔PCS와 한국통신프리텔의 교환기 수주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또 스웨덴 에릭슨도 지난해 제3국제전화사업자로 선정된 온세통신의 장비공급권을 따내는 등 국내 통신시장 선점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신장비시장에서 시작된 외국통신사업자의 국내시장 잠식바람이 올 연말 쯤이면 서비스분야로 확산될 것이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상당수 외국 통신사업자들이 우리나라 신규통신사업자의 지분을 이미 확보하고 국내 서비스시장 진출을 넘보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올해는 국내 통신사업자들간에도 치열한 생존경쟁이 일 전망이다.

통신사업자들이 치열한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수직통합·수평확대를 통한 사업영역의 다각화 및 전략적 제휴를활발히 모색하는 한편 인수합병(M&A)움직임도 수면위로 부상할 조짐이다.

전략적 제휴는 일부 국내 통신사업자들간에 이미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으며 한국통신·데이콤 등은 사업영역 확대를 통해 종합정보통신사업자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삼성·LG·대우 등 통신장비업체들도 직접 또는 지분 참여를 통해 서비스사업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통신사업자 선정도 올해 정보통신계의 커다란 이슈다.

시장 규모가 연간 3조원에 이르는 시내전화사업이 마침내 경쟁체제를 맞으면서 데이콤등이 사업권 획득을 노리고 있다.정통부는 빠르면 상반기중에 전국 규모의 1개 시내전화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한국통신·데이콤 복점체제인 시외전화사업 분야에서도 올해안에 1개 사업자가 추가로 선정되고 인터넷전화사업자도 생겨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통신업계는 안팎의 시장개방 파고속에 숨가쁜 생존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을 맞을 전망이다.<박건승 기자>
1997-01-1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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