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곰 살리자(외언내언)

반달곰 살리자(외언내언)

반영환 기자 기자
입력 1996-12-05 00:00
수정 1996-12-0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전국에서 밀렵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지난 20일부터 경찰이 야생조수 밀렵을 단속한 결과 65건에 116명이 적발되었다고 한다.재래식 올가미뿐 아니라 한밤중에 강력한 서치라이트를 비춰 야생동물이 멈칫하는 순간 고성능 사제총으로 사살하는 현대식 밀렵방법도 동원되고 있다.표면에 꿀을 바른 사제폭탄까지 등장하고 있는 판국이다.

강력한 사제폭발물이 노리는 대상은 반달곰.가슴에 흰색의 선명한 V자 무늬를 지니고 있는 반달가슴곰은 세계적 희귀동물로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 329호.지난 83년 설악산에서 암컷 한 마리가 밀렵꾼의 총에 맞아 숨진 이후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었다.그러다가 13년만인 지난봄 지리산에서 눈위 발자국으로 서식이 확인되었다.천왕봉일대에 반달곰 5∼10마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환경부가 공식발표한 것이 지난 4월.이때부터 무도한 밀렵꾼의 반달곰 추적이 지리산일대에서 자행되기 시작했다.

생태계의 파괴로 서식지를 잃은 반달곰이 설악산·지라산에서 어찌어찌 명맥을 유지하고 있음은 기적 같은 일이다.

「생태계의 소생」을 상징하는 이 진객을 잡기 위해 사람은 수백개의 폭탄과 수천개의 덫을 지리산에 설치해 놓았다.반달곰의 쓸개가 특히 약효가 있다는 속설 때문이다.정부에서도 반달곰보호대책에 나서 지라산의 덫·올무제거작업을 벌였고,김영삼 대통령도 반달곰 살리기에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몸에 좋다면 너구리도,오소리도 잡아먹는 한국인의 몬도가네수법.지난 25년동안 한국이 수입한 웅담은 4천135㎏,자그마치 곰 2천900여마리에 해당된다.지리산 반달곰이 밀렵꾼의 손에서 무사할 수 있을까.만일 밀렵꾼의 폭발물에 처참하게 살해된다면 우리 어린이의 동심에 큰 상처를 주고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세계인의 멸시와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반영환 논설고문>

1996-12-05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