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출판사의 「한국현대비평가 연구」

강출판사의 「한국현대비평가 연구」

손정숙 기자 기자
입력 1996-11-28 00:00
수정 1996-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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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평론가 18인의 「평론세계」 탐구/해방∼60년대∼현대문학기의 중진 대상/「좌­우파」 민족문학·「순수­참여」 논쟁 등 다뤄

국내 문학평론가들의 평론세계를 논한 「한국 현대 비평가 연구」가 다음주 강출판사에서 출간된다(김윤식·이주형·권영민·이동하 외 지음).문학평론가 김윤식씨(서울대 국문과 교수)의 회갑기념문집 형식으로 나오게 된 이 책은 의례적 축하문집에 그치지 않는다.뜯어볼수록 책 자체로 뜻깊으며 흥미로운 글들도 많다.

책속에는 현대의 주요 평론가 18명을 한명씩 분석한 비평가론이 시대순으로 실려있다.해방공간의 인물을 다룬 1부,60년대 평론가들을 조명한 2부,현대의 중진들에 접근한 3부로 나눠지며 해방이후 「민족문학」 개념을 둘러싼 좌우파의 논쟁 및 60년대 순수·참여논쟁의 전개를 정리한 논문 한편씩이 각각 1,2부 말미에 덧붙어 총 20편이 실렸다.

김씨는 물론,그의 제자인 19명의 비평가들이 한편씩 맡아쓴 이 책은 이처럼 문학적 근대부터 90년대까지를 무대삼은 종합적 비평가론이다.문학의 본령인 창작이나 평론은 물론이고 작가론마저도 어색하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지만 비평가론만은 아무래도 부수적 관심거리거나 그 전문성때문에 연구실에 갇혀있기 십상이었다.그나마 학문적 조명의 대상이 돼온 근대 평론가들은 물론,현대의 문제적 평론가나 대중평론가라고 간과해 버리기 쉬운 60년대 인물들까지 망라해 한권으로 끌어묶은 이같은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1부엔 이헌구·김동리·백철·김동석·곽종원·조연현론,2부에 송욱·천이두·이선영·김우종·김용직·김붕구론,3부에 이어령·유종호·이재선·김우창·김현·김윤식론이 수록돼 있다.

1부의 근대 평론가들은 거의 김씨의 연구로 개척되다시피한 인물들이며 실제로 조연현에 대해서는 김씨 자신의 글이 실렸다.천이두,이선영 등 2부의 비평가들도 현대비평의 초창기를 열어온 공로에 비해 대부분 제대로 살펴지지 않아왔다.

이동하씨(서울시립대 교수)의 이어령론 「영광의 길,고독의 길」은 한 평론가가 학문적 관심대상에서 소외돼가는 경로를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문학평론가로,국문학자로,일본문명연구자로,88올림픽 개·폐회식 연출자로,초대문화부 장관으로 영광의 일로를 걸어온 듯한 이씨가 정작 자신에 대한 연구논문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고독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 정황을 60년대 후반 김수영과의 순수·참여 논쟁에서 표명한 이씨의 너무나도 똑부러진 입장에서 찾으며 이것이 이씨의 행로를 제약했다는 재미있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형구씨(안성산업대 교수)는 현대의 비판적 지성을 대표하는 평론가 김우창론에서 「고전적 좌파의 사회사상부터 현대의 뉴레프트에 이르는 비판적 사회주의 사상까지 아우르는」 김씨의 「자유주의」를 「회색의 사변 비평」이라 이름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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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권성우씨(동덕여대 교수)는 지난 90년 세상을 뜬 평론가 김현을 대중문화비평가라는 측면에서 살폈다.그는 김씨의 대중문화 관련 에세이 네편을 검토,김씨가 서구추수의 함정을 벗어나지 못한 점도 있지만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누구보다 앞서 대중문화에 문을 열었던 평론가라고 결론지었다.<손정숙 기자>
1996-11-2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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