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맞는 매(외언내언)

부모가 맞는 매(외언내언)

송정숙 기자 기자
입력 1996-11-27 00:00
수정 1996-11-2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잘못을 저지른 자녀를 불러놓고 부모,특히 어머니가 그앞에 회초리를 한다발 마련한뒤 스스로 종아리를 걷고 퇴침위에 올라선다.그리고 자녀에게 말한다. 『에미가 너를 잘못 길렀으니 네가 매를 들고 내종아리를 쳐라!』

그냥 해보는 것이 아니라 무섭도록 결의가 굳은 얼굴로 명령하는 것이다.그러면 세상 없이 고약하고 말안듣는 자식이라도 고꾸라지듯 엎드리며 『…아이구,어머니 지가 잘못했습니다아….다시는 안 그러겠으니 용서해 주십시오』하고 빌게 마련이다.옛날 부모의 자식교육 방법의 하나였다.

대법원은 전국의 소년판사회의를 열고 비행청소년을 둔 부모를 교육하는 안을 정했다고 한다.이 경우는 어머니 스스로 종아리를 걷고 퇴침위에 올라서는 옛날 훈육과는 좀 다르다.또 요즈음의 어머니들은 『아이를 잘못 기른 죄』를 자괴하며 가슴을 치는 옛날 어머니 같은 생각은 별로 하지않는 것 같다.

법원이 판단하기에 『아이의 잘못됨이 부모의 탓에도 있는 것 같다는 판단이 드는 부모만을 골라 교육을 「명령」할 것이라고 한다.어떠면 이런 「명령」을 받고 『택도 없는 소리,학교교육이 잘못되고 사회제도가 잘못됐지 부모가 무슨 죄냐!』며 반발할 부모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자녀가 비행의 길로 빠진 것은 누가 뭐래도 일차적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그것은 어른들의 무관심이거나 과잉관심이거나 부모 자신의 삶이 어지러웠거나 그에 준하는 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가 자식의 잘못에 대해 죄의식과 책임감을 통감하는 일은,잘못된 자식을 바로잡는 일에서 가장 중요하고 효율높은 반성이다.자식에게 회초리를 들려주며 입술을 깨물고 『에미를 치라!』고 말하는 어머니의 결연한 결심이 아이로 하여금 그앞에 꿇어엎드려 잘못을 빌게 만드는 것도 그런 교육의 일환이다.「부모교육명령제」는 실시해볼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송정숙 본사고문>
1996-11-27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