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 고문단 오찬회의/오간 말들

신한국 고문단 오찬회의/오간 말들

진경호 기자 기자
입력 1996-11-09 00:00
수정 1996-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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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윤­하도 오랜만에 오니 몇층인지 도무지 헷갈려/이만섭­개편대회 사람 골라 오라마라 한다니 원…/김윤환­귀때기 새파란데 원로 옆자리에 안기 두렵네/박찬종­악수만 나누고 착석하다 “인사성 없어”에 머쓱

8일 상오 이른바 「대권주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한국당 상임고문단회의는 한마디로 든뜬 분위기속에 진행됐다.대권주자들의 미묘한 신경전과 당운영에 소외된 원로들의 성토가 뒤섞이면서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연출됐다.중소기업채용박람회 참석을 위해 부산으로 내려간 최형우 고문을 뺀 나머지 12명의 고문과 이홍구 대표위원이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는 행정착오로 뒤늦게 참석한 이대표가 아무도 자리를 양보해 주지 않는 바람에 말석에 앉으면서 엉키기 시작했다.이후 비공개로 1시간 남짓 진행된 회의에서는 고문들의 소외감이 집중 표출됐다.김명윤 고문은 『하도 오랜만에 오니까 고문실이 몇층인지 헷갈렸다』고 당의 「푸대접」을 꼬집었다.이만섭 고문도 『매달 회의를 열고 대통령도 자주 만나야 한다』고 거들었다.이고문은 또 13일부터 시작될 지구당개편대회 참석문제와 관련해 『누구는 오라,누구는 오지 말라고 하면 민주정당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힐난했다.『자기 목소리를 내고 (개편대회와 관련없는)다른 말을 하니 문제가 생긴다』『나라 걱정은 않고 싸움만 한다는 얘기가 나와서야 되겠느냐』는 지적도 나왔다.이에 이대표는 『경제도 어렵고 해 검소하게 대회를 치를 생각이며 누구를 초청하느냐는 문제는 위원장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대권주자들의 신경전도 만만치 않았다.최근 이대표의 「젊은 후보론」을 의식한 듯 나이 얘기도 적지 않았다.회의시작전 김윤환 고문은 민관식 고문 옆에 앉으며 『귀때기도 새파란 사람이 원로 옆에 앉으려니 쑥스럽다.이 나이에 고문이라니…』라며 쓰게 웃었다.이만섭 고문은 『젊은 의욕만 앞세우면 독선하기 쉽다.어려운 때일수록 경륜이 필요하다』고 이대표의 「젊은 후보론」에 직격탄을 쏘았다.김윤환 고문은 회의시간에 맞춰 입장한 박찬종 고문이 몇몇 고문들과만 악수하고 앉으려 하자 『저렇게 인사성이없어서 대통령 하겠느냐』고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진경호 기자>

1996-11-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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