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영사 사건」 수사 장기화 국면/아직도 용의자·증거확보 못해

「최 영사 사건」 수사 장기화 국면/아직도 용의자·증거확보 못해

류민 기자 기자
입력 1996-10-06 00:00
수정 1996-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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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 마피아 사주」 가능성 조사

최덕근 영사 피살사건의 수사가 뚜렷한 진전없이 장기화국면을 맞고 있다.사건 5일째를 맞은 러시아 합동수사반은 이날까지 뚜렷한 용의자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채 일반적인 탐문활동을 강화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현지 경찰은 누군가가 주도면밀한 계획아래 이번 범행을 저질렀으며 사건의 배후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최영사는 누군가의 부탁을 받은 「직업 살인꾼」 2∼3명에 의해 피살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이렇게 보는 이유는 범인들이 남긴 흔적이 없고 사전답사없이는 범행이 불가능하다는 점,피살 당시 최영사가 소리를 내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사건을 저지른 점,당시 아파트주변에 있던 산책자들의 모든 눈길을 피할 정도로 범인들의 준비성이 치밀했다는 점 등 때문이다.

당일 최영사의 운전기사도 『아파트입구까지 배웅하고 바로 아파트앞마당 주차장에서 친구와 얘기하고 있는 동안에도 주위에서 아무런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누가 무엇때문에 최영사살해를 「주문」했느냐는 점이다.수사관계자들은 아직 이 「큰 가닥」을 잡지 못한채 주변 러시아인,공사장의 북한인 인부,거리배회자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탐문만을 계속하고 있다.현재까지 수사당국은 용의대상 조사자를 『북한인을 포함해 2백여명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수사당국은 사건의 배후와 관련,일단 「북한」쪽에 다소 무게를 두고는 있으나 「현지 러시아마피아」에도 같은 비중을 두고 있다.블라디보스토크공사장 곳곳의 북한인은 이 수사의 표적이 돼 시달리고 있는 상황.숨진 최영사가 대북관계 업무를 맡았고 한국정부의 끈질긴 수사요청 때문이다.하지만 아직 북한인이 저질렀다는 결정적인 제보나 증거는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북한측이 외교관신분을 대상으로 마피아에게 범행을 사주할 경우 엄청난 액수의 대가를 과연 지불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

현지 수사관계자들은 때문에 러시아인 혹은 마피아의 소행에 대해서도 같은 비중으로 수사를 펴고 있다.마피아에 혐의를 두는 것은 최영사가 두달전 살았던 시내고골리아파트관계자와 최영사의 관계 때문.

이 아파트는 배후에 러시아 마피아가 운영권을 쥐고 있고 최영사가 집세가 비싸다며 아파트를 떠나자 영사관의 이모 부영사와 몇몇 한국인 가구가 잇따라 다른 아파트로 거주를 옮겼다는 것이다.소문은 1㎡당 40달러에 달하는 이곳 아파트를 뜨는 일에 최영사가 앞장서 아파트관계자들이 이에 보복했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러시아 수사당국이 러시아인의 범행 혹은 북한인의 범행을 밝힌다해도 「있는 그대로」의 공개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영사관측은 분석한다.러시아인의 범행이라면 러시아에 도덕적 책임이,북한인의 범행이라면 남북한 「양다리외교」에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러시아의 최대선택은 사건을 미궁으로 만드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블라디보스토크=류민 특파원〉
1996-10-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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