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수입의류 판매 “과열”/과소비 자제 분위기 역행 “눈총”

대기업 수입의류 판매 “과열”/과소비 자제 분위기 역행 “눈총”

김균미 기자 기자
입력 1996-09-21 00:00
수정 1996-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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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각화 “명분”/편법 돈벌기 “의혹”

□사례

·선경­고급 멀티브랜드숍 「에디텀」 개점

·삼성­과잉경쟁끝 「DKNY」 사업권 따

·두산­미 J 크루사와 상표권 사용계약

대그룹 계열의 종합상사들이 고가 수입의류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수출부진과 국제무역환경의 변화로 고전을 겪게 되자 사업다각화를 하면서 상대적으로 쉽게 「돈벌 수 있는」 내수 의류유통업,특히 외국의 고가의류 직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과소비와 고가사치품의 수입급증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한 때여서 사회분위기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주)선경은 지난달 29일 한국의 로데오거리로 일컬어지는 강남구 역삼동에 고급의류 멀티브랜드숍인 「에디텀」을 열었다.(주)선경은 20대 남녀의 유럽풍 캐주얼 의류인 「에디텀」의 출범으로 패션 유통사업의 다각화·고부가가치화를 이룰 수 있다며 다음달까지 주요 대도시에 직영점 1개와 대리점 14개 등 전국에 15개점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40평이 넘는 매장에서 판매되는 상품 중 40%가이탈리아와 프랑스·미국·일본에서 직수입한 고급 브랜드라는 점이다.기존의 라이센스 브랜드 도입은 그래도 「선진 노하우를 배운다」는 명분이라도 있었지만 직수입은 경상수지 적자만 가중시킬 뿐이다.

삼성물산도 미국의 여성복 브랜드인 도나카렌사의 「DKNY」브랜드 도입을 둘러싸고 신원과 막판까지 과당경쟁을 벌인 끝에 사업권을 따냈다.그런가하면 미국에서 최고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캐주얼 브랜드 「GAP」의 국내 사업파트너 자리를 놓고 국내 유수기업들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두산상사는 지난 12일 미국의 제이 크루사와 상표권사용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의류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바비존스」라는 골프웨어로 국내에 알려진 제이 크루사는 미국의 캐주얼 의류업체로 어린이에서 중·장년층까지 광범위한 소비자층을 확보하고 있다.두산상사는 내년에 우선 우리 정서에 맞는 의류중심으로 직수입할 계획이다.

사양산업으로 치부됐던 섬유사업.「패션산업」이라는 보다 세련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3차산업으로 새롭게 각광받으면서 섬유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기업들은 너나없이 패션산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이제는 디자인이다」라는 말이 유행어가 된 요즘,이들 대기업의 진출이 디자인 개발과 선진 유통체계의 구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완제품의 수입과 판매 차원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업의 다각화라는 피할 수 없는 명제에 부딪친 종합상사들.해외자원개발과 삼국간 거래확대,신시장 개척 등 근본적인 대책보다 금수입과 고가 외제의류 수입 등 손쉬운 방법으로 내수시장을 공략,위기를 타개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높다.<김균미 기자>
1996-09-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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