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변화의 예측/김승경 기업은행장(굄돌)

환경변화의 예측/김승경 기업은행장(굄돌)

김승경 기자 기자
입력 1996-09-14 00:00
수정 1996-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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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서태지와 아이들」이 10대 팬들의 아쉬움속에 은퇴를 선언하고 무대뒤로 사라진 일이 있다.그들이 인기 정상을 누린지 그리 오래지 않아서이다.또 지난 7월 온 지구촌을 흥분케 했던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가 세계축구의 양대산맥인 유럽과 남미를 누르고 우승을 하였다.

이러한 예들을 보면 한 분야에서 정상을 오래도록 지키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과거에는 한 걸출한 가수가 나오면 적어도 수년간 인기정상을 누린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은 인기를 1년간 지속하는 일도 흔치 않다.한편 인간체력의 한계로 한 종목에서 올림픽 2연패를 하기가 매우 힘든 스포츠 분야에서도 단체종목에서는 한 나라가 오랫동안 정상을 지킨 예는 많았는데 그러한 신화도 이제 깨어지고 있다.

정상을 지키기가 어려워지는 것은 비단 예능이나 스포츠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이는 시류가 급변하고 또는 그만큼 새로운 경쟁자로부터 거센 도전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경쟁분야에서는 수요의 급변과 이에 보다 효율적으로 적응하는 경쟁자나 뜻밖의 신기술 및 대체재의 출현으로 시장의 판도가 바뀌기 일쑤이다.우리는 수십년간 업계의 정상에 있던 기업이 불시에 도산하는가 하면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능력의 차이로 기업들이 끊임없이 자리바꿈을 하고 있는 현실을 오늘도 목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환경변화가 매우 빠르다고 해도 이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왜냐하면 아무리 빠른 변화도 이미 오래전부터 그 전조가 있게 마련인데 다만 우리가 그 미세한 조짐을 감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무심히 지나치고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변화를 당한 후에야 우왕좌왕하는게 아닐까 생각된다.

환경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에 대비한 예측이 더욱 중요해진다.세계적인 아이스하키 선수 그레츠키가 「중요한 것은 공이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고 그것이 어디로 튀느냐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경영자들은 항상 변화의 방향을 예의 주시하며 미래에 대비하고 경제학자들은 보다 정확한 예측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등 모든 경제인들의 가일층 분발이 요망된다.

1996-09-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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