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신문재벌」 집중포화에 강공선회

삼성/「신문재벌」 집중포화에 강공선회

권혁찬 기자 기자
입력 1996-07-26 00:00
수정 1996-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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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응 원칙깨고 소송 등 준비… 「신문전쟁」 새 국면/그룹관련 오보·명예훼손 보도 사례들 수집/해당사에 입장전달… 광고게재 사실상 중단

재벌신문과 신문재벌들과의 싸움에서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삼성그룹이 돌연 공세로 입장을 전환해 관심이다.삼성측은 조선·동아·한국일보의 대삼성 보도가 도를 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중앙일보 남원당지국의 살인사건을 계기로 이들 매체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아온 삼성은 일부 보도가 「정도를 벗어나 사실왜곡과 명예훼손의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고 법적대응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다.최근의 보도사례 중 사실과 다른 오보나 이건희 회장을 포함,삼성의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판단되는 보도사례를 수집하는 등 이미 소송준비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이제훈 삼성그룹 부사장(비서실장 보좌역)이 24일 H일보 최고경영진을 찾아가 삼성그룹의 생각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은 또 이들 매체에 대해 예정된 광고 외에는 광고요청에 응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광고게재도 사실상 중단했다.이로써「재벌신문」과 「신문재벌」간에 빚어진 신문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삼성에 대한 재벌신문의 공격에 가급적 대응하지 않았다.「중앙일보를 가진 죄」때문에 맞대응한다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무대응 원칙을 지켜왔다.그러다 이번주 들어 그룹분위기가 싹 달라졌다.현명관 비서실장과 소그룹장이 참석하는 8인 운영위원회(23일)와 24일의 사장단회의에서 의견교환을 가진뒤 이 문제에 대처하는 기본 전략을 바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서실 관계자는 『중앙일보가 삼성그룹에 득이 된 게 별로 없다.그럼에도 신문전쟁으로 삼성그룹의 전 계열사가 편파·왜곡보도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문제라는 의견이 그룹 내부에 지배적』이라고 말했다.그는 『일부 매체들의 삼성관련 보도는 매일매일 애틀랜타로 전송되고 있다』며 이회장이 사태를 챙기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정황으로 미루어 삼성그룹의 강공선회는 이회장이 입국(8월 초)하기 전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공세전환은 신문전쟁을 하루빨리 마무리지으려는 노력으로도 보여진다.신문전쟁이 서로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않으며,삼성이 더 이상 희생양이 돼서는 안되겠다는 절박함도 깔려있다.

비서실 관계자는 『삼성이 중앙일보를 연내 분리시키기로 한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그룹방침으로 일단 밝힌 이상 여론이 좀더 기다려봐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중앙일보 경영진의 교체설과 관련해서도 『교체계획이 없는 걸로 안다.실무차원에서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 바꾼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안좋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라며 교체설을 일축했다.

재벌신문의 대삼성 공세에 이은 삼성의 반격….삼성의 반격이 신문전쟁을 종결시킬지 아니면 더 격화시킬지 주목된다.〈권혁찬 기자〉
1996-07-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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