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비 피해 어디까지 왔나(사설)

산성비 피해 어디까지 왔나(사설)

입력 1996-06-21 00:00
수정 1996-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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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날이 개면 오존경보에 불안해 하고 비가 오면 산성비걱정을 해야 하는 오도가도 못하는 환경악화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환경부가 17일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등 대도시에 내린 비를 조사한 결과 모두가 심화된 강산성비였음이 확인됐다.이 사실이 놀랍지는 않다.90년이후 해마다 산도가 높아지고 지역도 넓어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안으로 부상해 있는 수질오염과 함께 대기오염 역시 얼마나 실질적 대책을 세워왔느냐를 생각할 때 한번 더 답답해지지 않을 수 없다.산성비는 사실상 죽은 강보다 더 직접적으로 인체건강을 위협한다.산성비는 알루미늄·카드뮴·수은·납등 위험한 금속을 보다 용해되기 쉽도록 만든다.이 용해된 금속은 토양과 하천을 거쳐 지하수·저수지·강으로 흘러들어 상수원과 식용물고기까지 오염시킨다.다음 상수도관을 용해시키고 유출된 유해금속은 식수를 오염시키는 결과를 만든다.이 과정은 세계 도처에서 확인된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급한 것은 점점 더 심화되는 산성비가 우리 신체나 자연에 어느 정도 위해를 주고 있는 것인지만이라도 사실대로 알려주는 일이다.그리고 당연히 적극적 개선책을 실행해야 한다.수질오염과 비교해 대기오염개선은 다소간 가시적 방법을 알고 있다.에너지효율성개선,교통체계개혁,독성폐기물감축등이 그것이다.로스앤젤레스는 이런 접근에 가장 과감히 나서 성과를 얻은 도시다.승용차사용을 지양하고 대중교통수단을 확대하고 산업체만이 아니라 가정에 있어서도 오염방출량을 통제했다.심지어 휘발유를 사용하는 잔디깎는 기계와 바비큐까지도 금지시켰다.

한국 산성비피해 30%가 중국에 연유한 것이라는 문제도 있다.이 과제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도 우리의 강력한 공해개선책이 있어야 외교적 발언권을 높일 것이다.환경문제가 갑자기 중첩되는 것 같지만 이를 자연의 중대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대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1996-06-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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