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닥친 역풍에 질식 참변/동두천 산불

갑자기 닥친 역풍에 질식 참변/동두천 산불

입력 1996-04-24 00:00
수정 1996-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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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건조해 불길 급속 확산/미군 사격훈련중 불씨 번져/야산 5천여평 태우고 진화

【동두천=박성수·김태균·강충식 기자】 전국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산불 진화작업을 하던 공무원과 공익요원 등 7명이 연기에 질식돼 숨졌다.

23일 하오 2시35분쯤 경기도 동두천시 걸산동 미 2사단 켐프 케이시와 켐프 호비 사이 야산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하던 동두천시 산림계장 이강욱씨(38)와 공익근무요원 6명 등 7명이 연기에 질식돼 숨지고 공익근무요원 김원기씨(21)는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숨진 이씨등 27명은 이날 화재신고를 받고 현장에 달려가 몇개 조로 나뉘어 초기진화작업을 폈다.그러나 불길이 강하게 번지고 심한 바람까지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이계장은 산 계곡쪽에서 동료 7명과 함께 불길을 잡다가 갑자기 불어닥친 역풍으로 불길이 뒤쪽에서 번져 불길에 포위된 상태에서 연기에 질식돼 쓰러지면서 그대로 불에 타 숨졌다.

경찰은 미 제2사단 503보병대 1대대 C중대 소속 미군들이 연막탄 사격훈련 중 불씨가 옮겨붙어 산불이 난 것이 아닌가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하고 있다.

불이 난 곳은 미군 탱크사격 연습장으로 최근 인근의 탱크사격장 확장문제와 관련,반대하는 주민과 미군측이 갈등을 빚어온 곳이다.

불이 나자 미군헬기·펌프차등과 소방대원·주민 등 1백50여명이 출동해 진화작업을 폈으며 불은 야산 5천여평을 태운뒤 하오 6시쯤 꺼졌다.

숨진 이계장은 지난 77년 6월 산림직 9급으로 포천에서 공무원생활을 시작,지난해 1월 계장으로 승진해 동두천시 산림계장으로 근무해왔으며 가족으로는 조모(88)·노모(63)와 부인(37) 남매(11·9)가 있다.

한편 동두천시는 이날 하오 시청 제2회의실에 사고수습대책본부(본부장 방제환 시장)를 설치,희생자들의 사후대책등을 논의했다.

사망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곽정근(21·동두천시 상패동 53의13) ▲박영선(21·〃 보산동 305)▲박종석(21·〃 동안동 245의85)▲김동완(23·〃 생연3동 628)▲윤상희(21·〃 내행동 400)▲김태훈(22·〃 생연 2동 678)

◎이총리,수습만전 지시

이수성 국무총리는 23일 경기 동두천에서 산불진화 작업중 7명이 희생된 사고와 관련,이인제 경기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희생자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 부상자 치료등 수습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1996-04-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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