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외언내언)

자동차 보험(외언내언)

황병선 기자 기자
입력 1996-03-16 00:00
수정 1996-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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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1년치 자동차보험료로 1센트(한화 8원)를 내는 70세 노인에 관한 기사를 한 미국신문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미국 동부지역에 사는 이 노인은 한 보험회사의 30년 고객인 무사고 운전자로 사고는 물론 법규위반도 없는 모범 시민이었다.보험사는 이 자랑스런 고객이 사고를 낼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며 대형 캐딜락 승용차에 상징적으로 1센트의 보험료를 청구했던 것이다.

자동차왕국 미국의 보험은 통계와 확률이 지배하는 합리적 비즈니스다.보통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려면 3개사의 견적을 받아 서비스 좋고 보험료가 싼 것을 택하게 된다.보험사들은 차량가격과 나이·운전경력등 외에도 통근 거리는 얼마나 되며 교통이 복잡한 다운타운에 자주 가는지 등 개인별 운전특성을 자세히 물어 사고발생 가능성을 통계적으로 처리,보험료를 제시한다.물론 사고·법규위반 기록을 조회,중요한 자료로 삼는데 회사에 따라 음주운전 전과자 같은 골칫거리는 아예 취급치 않기도 한다.낮은 보험료로 모범운전자만 받아 안전하게 사업을 한다는 것이다.반대로 4∼5배의고액 보험료로 문제운전자만 받는 회사도 있다.보상금이 많이 나가도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어느쪽이 됐든 확률이라는 합리적 근거가 바탕이 되고있는 것이다.또 보험사들은 베테랑 수사관을 고액 연봉으로 스카우트해 보험업의 취약점인 보험사기·보상비리를 차단,회사의 흑자경영을 유지하기도 한다.

14일 재경원이 보험료 자율화시기 연기등을 발표했다.우리 자동차보험은 제도와 형식은 엇비슷하게 미국을 따라간다.그러나 보험료 책정에서 보상에 이르기까지 불합리 투성이여서 미국과는 딴판이다.11개 보험사는 13년간 3조원의 적자가 누적됐다며 울상이다.가입자들은 왜 보험료는 오르기만 하느냐고 아우성이다.선진국의 4배가 넘는 높은 교통사고율도 문제지만 그보다 선진국과는 다른 보험사의 비합리적 경영,사고환자 치료비·차량 수리비의 과다책정과 착복등 구조적 비리를 먼저 뿌리뽑지 못하는 한 우리 보험업계는 자율화는커녕 밑빠진 독 신세를 면할 수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시각이다.<황병선 논설위원>

1996-03-1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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