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물밑접촉“상당한 진척”시사/미,여행경고국서 북 제외 배경

미·북 물밑접촉“상당한 진척”시사/미,여행경고국서 북 제외 배경

나윤도 기자 기자
입력 1996-03-05 00:00
수정 1996-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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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포기 약속 등 북한 평화공세 먹혀들어/선거앞둔 클린턴 「핵합의」 업적 선전 계산도

미국무부가 북한을 여행경고국에서 제외한 사실은 최근 미·북 화해기류에 편승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첫 구체적 완화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미국무부의 재외자국민 보호를 위한 특별기구인 「시민비상센터」(CEC)가 해외공관 및 정보기관들의 정보를 총망라하여 지정해오고 있는 여행경고국은 내란중이어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한 몇몇국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들을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다할 외부적인 상황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해제조치는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 접촉이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사자인 미국무부측도 여행경고국 해제에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양국간의 「상황개선」에 따른 것임을 부인하지는 않는 것으로 볼때 제네바 핵합의 이후 다소 소강상태에 빠져있던 미·북관계가 급진전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진전은 현재 양국간의현안문제로 돼있는 ▲연락사무소 개설 ▲추가경제완화 ▲신코콤(대공산권수출통제위)체제의 북한규제 철회 ▲테러국명단에서의 북한삭제문제 등에서 북한측에 유리한 분위기를 이끌어 낼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은 그동안 지난 1월 미국무부에 테러포기 서한을 보낸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측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미사일개발 및 수출통제에 대한 협의에 응할 태도를 보였으며 또 미국측에 잠정평화협정의 체결을 요구하고 나섰다.이같은 북한의 미국에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일련의 평화공세는 미측에 상당히 먹혀들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이 제네바 핵합의에 의한 핵동결약속을 비교적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미국무부 관리들은 최근 『이제는 미국이 무엇인가 해야할 차례』라는 말을 해왔다.특히 클린턴 재선전략의 최대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북한과의 핵합의는 무슨 수가 있어도 올11월의 선거때까지는 불협화음이 나지 않도록 이끌어간다는 방침으로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일련의 완화조치들은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 1월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은 한 연설에서 「부랑아국가」(Pariahstates) 명단에서 북한을 슬그머니 제외시켰으며 지난달초에는 한국 일본 등 우방의 의사에 반한채 북한 식량지원을 위해 2백만달러의 정부원조를 「인도적 차원」이라는 구실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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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는 4월 클린턴 대통령의 일본방문시 한국에도 들러달라는 초청에 대해 일정상의 이유를 들어 거절을 분명히 했으며 미의회의 통과지연으로 난관에 처한 북한에 대한 중유공급 대금을 우선 일본으로부터 차입토록 하는 등 북한의 비위맞추기에 급급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북한에 대한 여행경고국에서의 해제 역시 이같은 조치들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볼수있다.<워싱턴=나윤도 특파원>
1996-03-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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