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새「에이즈치료제」 공급 논란

불 새「에이즈치료제」 공급 논란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1996-03-01 00:00
수정 1996-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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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량 턱없이 적자 정부 “무작위 추첨”/환자·의료계 등 “비윤리적 처사” 맹비난

프랑스가 새 에이즈 치료제 공급을 놓고 첨예한 논란을 빚고 있다.환자들의 수요는 많지만 치료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자 프랑스 정부는 궁여지책으로 무작위 추첨을 통해 공급한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내놨다.이에 대해 환자들은 물론 의료계·정계 등에서 『비윤리적 처사』라고 신랄히 비난,프랑스는 벌집 쑤셔놓은 분위기다.

논란의 발단은 새 에이즈 치료제인 안티 프로테아제가 미국에서 개발돼 임상실험에서 효능이 뛰어난 약품으로 공인되면서부터.미국 아보트 실험실이 개발한 이 치료제는 그동안 에이즈환자들이 사용해온 2종의 항균물질과 함께 사용할 때 상당한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미의회에서 결론이 났다.

하지만 아보트사는 아직 양산이 불가능해 미국내 환자들에게 우선 공급하려면 프랑스에는 한달에 1천정 정도만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이는 고작 1백명의 환자만을 만족시킬 수 있는 분량.확인된 에이즈 환자만 3만명이 넘어 새 치료제를 손에넣으려는 환자들의 신경전은 불보듯 뻔하다.

에이즈환자들의 협의체들은 무작위 추첨방식에 대해 「사려깊지 못한 처사」「모순덩어리」라고 공격을 퍼붓고 있다.치료제가 발견됐을 때 느꼈던 희망이 실망으로 이어진데서 나오는 강한 분노의 표시다.때문에 프랑스 당국은 추첨제실시 방침을 철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파리=박정현 특파원>

1996-03-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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