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비서실 「노사팀」 전격 해체/타재벌 강화와 대조

대우 비서실 「노사팀」 전격 해체/타재벌 강화와 대조

권혁찬 기자 기자
입력 1996-02-25 00:00
수정 1996-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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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별 자율대응 체제로

대우그룹이 24일 그룹 기획조정실의 노사팀을 전격 해체했다.

대우그룹은 최근 그룹운영위에서 각 계열사가 책임과 권한을 갖고 노사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의한데 따라 10명으로 된 기조실 노사팀을 이날 공식 해체했다.이에 따라 노사팀장을 맡아온 박태웅부사장을 소속사(주 대우)가 아닌,대우자동차로 발령하는 등 이사·부장을 포함한 팀원 10명에 대한 인사를 곧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의 노사팀해체는 대그룹들이 노사문제에 대해 그룹차원에서 대응해 온 기존 관행에 쐐기를 박은 사건이어서 주목된다.특히 강경노선의 민노총 출범과 경기둔화로 올해 노사현장의 기류가 심상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행된 것이어서 다른 그룹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같다.

대우그룹 관계자는 『비서실의 노사팀 해체는 지난해말 김우중회장이 각사 회장의 책임경영체제를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조치』라며 『계열사의 근로조건이나 경영여건이 다 다름에도 그룹차원에서 획일적으로 대응해온데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그는 『따라서 앞으로 개별 사업장의 노사문제는 각사 경영자가 책임지고 해결해 나가게 될 것이며,계열사간 공통적인 노사문제나 조정이 필요한 사항만 비서실 인사팀이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그동안 노사문제가 터질 때마다 각 계열사가 그룹차원의 해결을 요구하는 등 문제가 적지 않았다』며 『노사팀 해체로 이같은 부작용이 줄어들 것이며 개별사업장에 걸맞는 임금체계도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대 등 여타 그룹은 아직 그룹차원의 노사팀을 계속 가동 중이며 일부 그룹은 오히려 노사팀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무노조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삼성그룹의 경우 노동계가 올해 삼성자동차 등 계열사를 대상으로 노조설립을 추진할 것이란 정보에 따라 최근 비서실의 노무관리 기능을 한층 강화시킨 것으로 전해졌다.<권혁찬 기자>
1996-02-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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