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방송인 “사전선거운동”/서정아문화부기자(오늘의 눈)

출마방송인 “사전선거운동”/서정아문화부기자(오늘의 눈)

서정아 기자 기자
입력 1996-01-10 00:00
수정 1996-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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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주부대상 프로인 MBC­TV 「이야기쇼 열린 아침」은 「전원일기 떠나는 탤런트 최불암」이라는 소제목으로 방송됐다.최불암의 방송중단을 아쉬워하며 그가 연기한 김회장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아버지상이라고 추켜 세우는 내용이었다.최불암은 지난 7일 같은 방송사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도 출연,켸켸묵은 「최불암시리즈」를 소개했다.

8일 밤 막을 내린 MBC 「김한길과 사람들」에서는 진행자 김한길이 『이 방송을 끝내놓고 난뒤 정계입문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한뒤 자신의 머리색깔이 변해온 자료사진들을 모아 보여주는 친절함을 베풀었다.

지난 5일 「주병진 나이트쇼」에는 돌연 뉴스앵커 정동영씨가 나와 자신의 특종담등 기자경력을 길게 늘어 놓았다.

개인사정으로 방송을 그만둘 때면 슬그머니 사라지는게 관례였던 방송가에서 이토록 대대적인 환송행사를 펼치는 것은 왜일까.또 비슷한 시기,각 토크쇼에 이례적으로 특별출연한 이들의 출연동기는 무엇인가.

정답은 바로 이들 모두가 오는 4월11일 실시되는 총선에 출마한다는 점이다.

최근 며칠사이 위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은 곧이어 최불암과 김한길씨가 신한국당,정동영씨가 국민회의의 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보도(본지 9일자)에 접한 순간 일종의 심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공직선거 후보자 및 입후보 예정자는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 당일까지 방송출연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한 통합선거법을 MBC가 위반한 것은 아니다.선거법으로 날짜를 따지면 이들은 오는 12일부터 방송에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규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방송사이기에 방송금지기간 며칠전부터 누구든지 게스트로 초청할 수 있는 「토크쇼」라는 밑천을 충분히 활용,자사의 「상품」을 시의적절하게 홍보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다가온다.

MBC측은 「방송금지기간도 아닌데 방송인의 본업을 막을 수 있느냐」고 반문할 지 모른다.그러나 출마예정자가 연하장에 자기 경력 몇개만 써도 사전선거운동금지법에 걸리는 현실에서 30∼50분동안 수십만이 지켜보는 공중파 방송을 한 출마예정자에게 할애했다면 이는 어떻게 설명되어야 할까.

MBC가 앞으로 뉴스시간에 어떤 후보의 사전선거운동을 「분개하며」 고발방송할지 기대된다.
1996-01-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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